[국제] “美 역봉쇄 후 20여척 통과…영·프, 美 빼고 ‘호르무즈 연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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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작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12일(현지시간) 오만 인근 해상에서 한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역봉쇄에 나선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 통행이 제한적이나마 일부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날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20척 이상의 상선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 해군이 최근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군함을 투입하고 기뢰 제거 작업에 나선 이후 생긴 변화다.

WSJ “위축됐던 선박 통행 일부 개선”

이란 전쟁 전 하루 평균 130여 척이 이 해협을 지나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그간 이란의 기뢰 위협으로 위축됐던 선박 통행이 일부나마 개선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4시간 동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이란과 무관한 것들로, 화물선·컨테이너선·유조선 등이 포함됐다. 일부 선박은 이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선박 위치를 송·수신하는 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했다고 한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데 맞서 전날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삼은 모든 선박에 대해 역봉쇄에 나선 상태다. 미국은 해상초계기와 드론,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 등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 진출입 선박을 실시간 식별·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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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전쟁 이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미군 “1만명 이상, 12척 이상 군함 투입”

중동 지역 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1만 명 이상의 미 해군·해병대·공군 병력과 12척 이상의 군함, 수십 대의 군용기가 이란 측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봉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적이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연계 선박, 군수물자 선적 의심 선박으로 분류되면 미 해군이 진입 단계에서 경고하고, 항로 변경을 지시하며, 필요할 경우 물리적 차단 조치 등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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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미국은 이란과 무관한 제3국 상선은 최대한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비(非)이란 선박의 해운사가 미 해군에 사전 신고하면 미 해군이 지정 항로 및 시간대를 배정한다. 기뢰 위험 구간은 미 해군이 선박 앞뒤나 측면을 간접 호위하고 그 외 안전 구간에서는 드론이나 레이더 감시체계로 보호한다.

결국 이란 관련 선박만 골라서 차단하며 그 외 상선은 ‘부분 호위 및 감시 보호’ 형태로 통행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란과 무관한 일부 해운업체들은 미군으로부터 해협 통과가 가능한 방식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해협에 머무르고 있는 제3국 상선과 미군 당국 사이에 일부 혼선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미군 “봉쇄망 뚫은 이란 선박 없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 시행 이후 24시간 동안 이란 항구를 출발해 봉쇄망을 뚫은 선박은 없었으며 상선 6척이 미군 지시에 따라 항로를 돌려 오만만의 이란 항구로 재진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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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작전이 시작된 이후 24시간 동안 미군 봉쇄를 뚫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이란 관련 선박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 미 중부사령부 X 캡처

유럽 주요국은 호르무즈해협에서 해상 운송을 정상화하기 위해 기뢰제거함 등 군사 자산을 포함한 광범위한 국가 연합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WSJ이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7일 유럽 수십 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화상 회의를 공동 주최한다.

영·프, 17일 ‘호르무즈 국제연합’ 화상회의

WSJ에 따르면, 프랑스·영국 등 유럽 국가 주도로 이란 전쟁 종식 이후 선박들이 호르무즈해협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기 위한 다국적 협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목표는 ▶해협에 갇힌 선박들의 이동 지원 ▶기뢰 제거 ▶정기적 군사 호위·감시 등이다. 기뢰 제거 능력 면에서 유럽은 150척 이상의 관련 함정을 보유하는 등 미국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안보 상황이 허락할 때 호르무즈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도 “이번 회의는 분쟁이 끝난 후의 국제 해운 보호를 목표로 조율되고 독립적인 다국적 계획을 위한 노력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해외 파병을 규제하는 헌법적 제약이 있는 독일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교전 당사국 미·이스라엘·이란 제외”

미국은 이 논의에서 빠지며, 해당 계획은 전쟁이 끝난 뒤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계획은 미국·이스라엘·이란 등 교전 당사국을 포함하지 않는 국제적인 방어 임무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교전 당사국 중 하나란 점에서 배제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사작전 동참을 요구했을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회원국이 거부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미국과 유럽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6일 세계 35개국 군 수장이 프랑스 합참의장 주관으로 화상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영국 주도로 40여 개국 외무장관이 화상 회의를 통해 호르무즈해협 개방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한국도 이들 회의에 참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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