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돌아가며 과장님과 밥 안먹어요”...‘간부 모시는 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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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 자료사진. 뉴스1

서울의 한 자치구 A과장(5급)은 점심 약속이 없는 날이면 구청 구내식당을 찾는다. 여전히 혼자 식사하는 건 어색해 팀원들이 갈 때 자연스레 묻어가거나 친한 과장들에게 미리 연락해 식당에서 만난다. 식비 4500원은 공무원증에 충전된 금액으로 각자 결제한다. A과장은 “(내가) 주무관 시절에는 순번을 정해 윗사람 식사를 챙기곤 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른바 ‘간부 모시는 날’로 불리던 공직사회 관행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간부 모시는 날’은 부하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사비로 상급자의 식사를 대접하던 것을 말한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지난 3월 중앙·지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간부 모시는 날 3차 실태조사 결과, “최근 1개월 내 해당 관행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1.7%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3차 조사는 중앙정부 ‘e사람’과 지방정부 ‘인사랑’ 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 총 18만1688명(지방 공무원 7만5599명 포함)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는 2024년 11월 1차(18.1%)에서 2025년 4월 2차(11.1%)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3월 3차 조사에서는 1.7%까지 떨어졌다. 만 2년도 되지 않아 16.4%포인트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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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모시는 날' 이미지. 챗GPT

중앙과 지방별로 보면, 중앙 정부는 같은 기간 10.1%에서 0.4%로, 지방 정부는 23.9%에서 3.4%로 각각 줄었다. 특히 중앙 부처의 경우 1%도 되지 않아 사실상 관행이 근절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행안부와 인사처는 그간 현장 간담회와 대책회의 등을 통해 관행 근절 필요성을 강조하고, 우수 사례를 확산해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간부 모시는 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경기소방지부의 경우 지난달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간부 모시는 날’ 같은 소방 조직과 공직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관행을 바로잡아 공직사회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최동석 인사처장도 “중앙정부의 경우 각 기관의 노력으로 ‘간부 모시는 날’이 사실상 근절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불합리한 공직문화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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