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레바논 휴전, 미·이란 협상 힘 싣나…트럼프 ‘중동 패키지 외교’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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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열린 ‘팁에 대한 세금 감면’ 원탁회의 행사에서 오른손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분수령을 맞는 모양새다. 이번 주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오랜 갈등의 축이었던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0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미·이란 협상에 긍정적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의 합의가 매우 근접했다”며 “다음 협상이 이번 주말에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서명하는 데 내가 직접 갈 수도 있다”고 했다.

핵심 쟁점인 이란 비핵화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진 상태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내놓는 데 모두 동의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20년 넘게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하는 매우 강력한 문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美, 이란 우라늄 확보시 종전 명분 가능

이란은 준무기급으로 평가되는 60% 농축 우라늄 약 440㎏을 은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미국에 넘긴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란 핵무기 제거’라는 목표 달성을 앞세워 전쟁에서 발을 빼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농축 우라늄을 넘기는 대가로 미국이 제시하는 당근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 측의 공식 확인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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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종전협상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트럼프 “이란 전쟁, 꽤 일찍 끝날 것”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거듭 낙관했다. 그는 이날 오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열린 ‘팁에 대한 세금 감면’ 원탁회의 행사에서 “이란 전쟁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꽤 일찍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열흘간 휴전에 합의한 것도 미·이란 간 협상 재개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두 정상은 양국 간 평화를 이루기 위해 16일 오후 5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7일 오전 6시)부터 10일간의 공식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9건의 전쟁을 해결해 온 것은 저의 영광이었으며 이번이 10번째가 될 것”이라며 “그러니 마무리를 짓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10일 휴전’에는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대할 계획임을 밝히며 “아마 4~5일 안에 만날 것이다. 합의가 이뤄질 거라고 본다”고 했다.

‘파키스탄 협상’ 이어 ‘백악관 회담’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 구상대로라면 이번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이 열리고, 이후 내주 이스라엘·레바논 정상의 ‘백악관 회담’이 곧바로 이어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서로 연계된 대형 담판이 잇따르면서 중동 전반의 긴장 완화라는 ‘패키지 외교’가 시도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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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의 한 광장에 호르무즈 해협을 언급하며 페르시아어로 ‘영원히 이란의 손에’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미·이란 종전 협상의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중재 역할의 ‘키맨’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은 전날 이란을 방문해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만나 의제 조율에 나섰다. 미국과의 2차 협상이 유력해지는 상황에서 막판 이견 조율을 시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 고농축 우라늄 인도 여부 ‘불투명’

다만 중동 현장의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기간에도 현재 점령 중인 레바논 남부 요충지에 잔류하겠다고 했고, 헤즈볼라는 저항 의지를 드러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란이 미국의 종전 협상안 수용 압박에 응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기로 했는지도 확실치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과거에도 이란의 핵 관련 양보를 주장했다가 협상이 결렬되거나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난 사례가 있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2주로 설정한 휴전 기간을 연장해 협상의 시간을 더 확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이 크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은 “2주 휴전이 연장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연장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 7일 합의한 미·이란의 2주 휴전은 16일 기준 닷새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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