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기자의 V토크] 흥호영 "고희진 감독님 웃으며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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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흥국생명과 계약한 정호영. 사진 흥국생명

"고희진 감독님과 웃으면서 보기로 했어요."
FA 최대어 탑2로 꼽힌 미들블로커 정호영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데뷔 이후 정든 정관장을 떠나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정호영과 이야기를 나눴다.

흥국생명은 16일 정호영과 계약기간 3년, 연봉 4억2000만원과 옵션 1억2000만원을 포함한 총액 5억4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5억 4000만원은 다음 시즌(8억원→5억4000만원)부터 적용되는 여자부 보수 최대 한도금액이다.

정호영은 2019~2020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에 입단한 이후, 높은 타점과 안정적인 블로킹을 앞세워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다. 정호영 쟁탈전은 치열했다. 미들블로커진이 탄탄한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존폐 위기에 놓인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한 4개 구단이 모두 정호영에 관심을 보였다. 마지막 선택은 흥국생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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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시절 정호영을 격려하는 고희진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7년 동안 입었던 정관장 유니폼을 벗기가 쉽진 않았다. 정호영은 흥국생명과 계약을 앞두고 정관장 고희진 감독과 사무국에 연락을 해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단장님, 감독님 모두 섭섭해하시면서도 좋은 대우 받고 가는 거니까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고희진 감독님은 언제 만날지 모르니까 실력 더 키워서 웃으면서 인사하자고 하시더라"고 했다.

정호영은 "첫 번째 FA라 고민이 깊었다. 정관장과 흥국생명 뿐 아니라 네 구단 모두 좋은 대우를 제시해주셔서 고민이 많았다. 결심을 하는 순간까지 고민했다. 머리 속으로 그림도 그려봤는데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어차피 후회는 남겠지만, 49대51이라도 뒤돌았을 때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배울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다른 팀에도 마음을 나누는 선수들이 많은데 다들 같이 하자고 하니까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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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 연합뉴스

이적을 택한 건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에 나가서 국제 경기를 뛰다보면 국내 감독님들과 해외 감독님들이 짚어주시는 부분이 다르다. 스스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실력적으로 늘지 않더라고 생각하는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아무래도 함께 오래했던 동료들이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다. 정호영은 "동료들한테는 발표 전에 연락을 따로 했다. 다들 축하하면서도 아쉬워했다. 특히 (박)혜민 언니가 오래 방을 같이 썼고, 은진 언니도 많이 잡았다. (협상 기간)감기에 걸려서 목도 쉬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잠을 못 자기도 했다. 사인하러 가는 날까지도 얼굴이 부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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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과 FA 계약을 맺은 미들블로커 정호영. 사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정관장에서 보낸 7년 동안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았다. 정호영은 "프로 첫 데뷔팀이고,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준우승도 해보고 꼴찌도 해보고 무릎도 다쳐보고 포지션도 옮겼다. 그러면서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SNS에 글을 올릴 때 많이 썼다가 지웠다. 이 감정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복잡미묘했다. 정관장 팬들이 너무 감사하게도 떠나더라도 응원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이적하긴 했지만, 멀리 뻗어 나가기 위해 성장하고 싶고, 변화를 준 거니까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호영은 계약 전 요시하라 감독, 탄야마 코치와 면담을 나눴다. 그는 "내게 많이 물어보셨다. 지난 시즌 가장 인상적인 외국인 선수나, 내 장단점을 이야기해줄 수 있느냐. 경기하다 안 되는 상황에서 멘털이 어떤지, 배구 외적으로도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편인지를 물어보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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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정관장 정호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정호영도 반대로 요시하라 감독에게 질문도 했다. 그는 "지난 시즌 흥국 미들블로커진이 좋았다. 이다현과 아닐리스 피치면 리그에서 가장 강한 공격력과 블로킹을 보유한 팀인데 피치를 두고 왜 저를 픽하셨냐고 여쭤봤다. 감독님이 '높이도 좋고, 가능성이 많이 보여서 픽하셨다'고 하더라. '사실 난 기본기가 부족한 편이라 안정감 있는 선수를 선호하실 줄 알았다'고 했더니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 손가락 부상을 입었던 정호영은 곧 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아직 볼을 만지진 못했다. 다행히 검사를 해보니 많이 좋아졌다. 통증이 없는 선에서 조금씩 완벽하게 통증이 사라지면 훈련을 할 계획"이라며 "이숙자 코치님이 FA 계약 축하한다고 하면서 빨리 들어오라고 하시더라고 하길래 (FA선수 합류일인)26일에 들어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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