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美 “韓과 대북정보 공유 제한”…민감정보 공개에 불만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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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미 대사관 측 문의가 있어 정 장관의 '구성' 발언 배경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장 부대변인은 "장관은 국제연구기관 보고서 등 공개정보에 기초해 구성을 언급했다"면서 "구성과 관련해 어떠한 정보도 타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미국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 시설’ 발언과 관련해 지난달 중순 민감한 대북 정보를 공개했다며 항의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미 측은 “책임 있는 재발 방지 조치 전까지는 정보 공유를 제한한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 정보 공유와 관련한 이견이 수면 위로 표출되면서 한·미 간 대북 공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미 측은 지난달 북한 관련 민감 정보가 공개된 것에 대해 외교·국방·정보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항의했다. 특히 지난달 6일 정동영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로 평남 구성시를 언급한 것을 거론하면서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정 장관은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면서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달 2일 이사회에서 “영변에 있는 5MW 원자로가 지금 일곱 번째 주기로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보고한 내용을 언급하던 중 나온 발언이었다. 이와 관련, 통일부 측은 “장관의 발언은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등에서 제기된 공개정보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측이 표면적으로 거론한 건 정 장관의 ‘구성’ 발언이지만 이는 한·미 간 누적된 이견이 이를 계기로 표출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앞서 유엔군사령부(UNC)는 지난 1월 유엔사 승인 없이도 비무장지대(DMZ)를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DMZ법과 관련해 “DMZ법이 통과되면 이는 정전협정에 대한 정면 충돌(direct conflict)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와 각을 세웠다.
지난달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부교를 건넌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바라보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미2사단/한미연합사단과 한국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및 7공병여단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또 주한미군은 지난 2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서해 공중 훈련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사과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대비 태세의 유지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We don’t make apologies)”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안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은 브런슨 사령관과의 공조 통화에서 주한미군의 서해 공중 훈련 중 미·중 전투기 대치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전달했는데, 이후 “브런슨 사령관이 안 장관 측에 사과했다”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 내용이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는데, 주한미군이 이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미 측의 항의와 관련해 갈등이 표면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기류다. 청와대는 이날 “통일부 장관에 언급에 대해 미 측에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 대사관 측 문의가 있어 장관의 발언 배경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며 우리 측 설명에 “미국 측도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1월 21일 DMZ 평화의 길 강원 고성 구간과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 등을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 군은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긴밀한 정보공유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외교부도 “북핵 문제 및 대북 정책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냈다. 양국 간 이견과 관계없이 군 차원 등의 정보 공유는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군 안팎에서는 정보 공유 관련해 한·미 간 파열음이 표출되는 건 북한의 도발 등 대북 공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은 “대한민국과 함께 지속해서 협력하며 한반도에서의 억제 유지 및 평화와 안정 보장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한·미 간 이견들이 이번 계기로 수면위로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양국 간 정보 공유는 신뢰성의 문제라 회복이 쉽지 않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한·미 동맹 관리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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