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더 간다”vs“고점 부담”…빚투도 공매도도 나란히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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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와 단기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시장의 낙관론을 대변하는 ‘빚투(신용거래융자)’와 반대로 고점을 경계하는 공매도 실탄이 동시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쌍방향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ㆍ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거래 잔고는 16일 기준 162조359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루 새 2조7244억원이 불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사서 되갚아 차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도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조2383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한국 증시의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커졌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날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3조872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 중 코스피 빚투만 23조4259억원으로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일주일 사이 1조원이 넘게 불었다. 최근 코스피 6000선 재돌파를 추가 랠리의 신호탄으로 본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가세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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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이처럼 상반된 두 지표가 동시에 역대 최대로 치솟은 배경에는 6000선 회복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와,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외 변수가 깔려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란 제재 유예(19일)와 임시 휴전 합의(21일)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ㆍ레바논의 열흘간 공식 휴전을 전격 선언하며 긴장 완화 시그널을 보내는 등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있다. 투자자들의 ‘눈치 보기’가 극에 달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가 하락 시에는 반대매매(강제 청산)가 낙폭을 키우고, 반대로 급등 시에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되사는 ‘쇼트 커버링’이 발생해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변동성 지표는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50선을 웃돌며 중동 전쟁 발발 이전(20~30)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시장 급등락시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사이드카는 이달 들어 코스피 3회(매수 2회ㆍ매도 1회), 코스닥 3회(매수 2회ㆍ매도 1회) 등 총 6차례 발동됐다. 지난 3월까지 포함하면 두 달간 총 17차례에 달한다.

또 기업의 실적이나 가치보다 수급 싸움에 의해 증시가 출렁이는 ‘머니 게임’ 양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매매 타이밍을 잡기 힘들어진다. 증시 하락시 빚을 낸 투자자들의 강제 청산 우려도 있다. 실제 지난달 중동발 쇼크로 코스피가 12% 폭락했을 당시, 824억원의 강제 청산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민환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레버리지가 크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며  “변동성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자기 자산의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날 6226.05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6307.27)에 바짝 다가간 코스피는 이날 34.13포인트(0.55%) 내린 6191.9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07포인트(0.61%) 오른 1170.04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8.9원 오른 1483.5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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