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르무즈 여전히 막혔지만, 韓선박 중동전 후 홍해 첫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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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현지시간) 홍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USS 베인브리지. 이란은 25일 홍해까지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12%를 차지한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중동에서 발이 묶였던 한국의 원유 운반 선박이 처음으로 홍해를 통과했다. 전쟁 영향에 중동산 원유의 주수송경로인 호르무즈해협은 여전히 막혀 있는 가운데, 다른 루트로 홍해가 주목받고 있다.

1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한국 선박이 홍해를 안전하게 빠져나왔다. 해수부는 이 선박이 홍해를 항해하는 동안 실시간 모니터링은 물론 24시간 소통 채널을 운영하면서 선원과 선박 안전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며 “관련 부처들이 원팀으로 움직이며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적었다.

호르무즈해협 안쪽에는 여전히 26척의 한국 선박이 고립돼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중동발 선박은 다른 항로를 찾는데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홍해 역시 이란 지원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의 활동 거점 지역으로 선박 피격 등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이후 선박 피격이 약 79건 발생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는 중동전쟁 발발 직후인 3월 1일 홍해 운항 자제 권고를 내렸고, 한국 국적 선박의 통항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홍해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안전 우려가 해소된 건 아니지만,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6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홍해를 통한 원유 수급 방안을 논의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파나마·홍콩·중국·싱가포르 등의 원유 운반선과 화물선 등 하루 평균 39척이 홍해를 빠져나오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이용하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앞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등 특사단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4개국을 방문해 확보한 원유 2억7300만 배럴도 대부분 홍해를 통해 국내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 관련 비상조치가 없었던 지난해 기준으로는 석 달 이상 쓸 수 있는 분량이다. 정부는 중동산 원유를 대체할 물량을 추가로 확보 중이다. 비축유 스와프(SWAPㆍ교환) 제도를 활용해 정유사들이 필요한 물량을 국내에서도 공급받고 있는 만큼 4~5월 원유 수급엔 차질 없을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다만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해협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점 등은 여전한 변수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정보통계학부 교수는 “홍해를 통해 수급계획에 있던 물량이 들어오는 것이고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원유 수급 불안이 해소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앞으로도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고려하면서 관계기관·업계와 협력해 중동 지역에서 우리 선박의 원유 국내 수송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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