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남성이 최대 6900만원 더 높았다…금융권 임금격차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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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내 성별 임금 격차는 보험사에서 두드러지게 컸다. 성과급 비중이 높고 직군별 보수 편차가 큰 업권일수록 남성의 평균 보수가 여성보다 많은 경향이 뚜렷했다. 은행권에서는 일부 직급에서 여성 임금이 남성을 웃도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남성 직원의 평균 임금이 더 높았다.

19일 중앙일보가 올해 3월부터 공시된 금융회사의 '2025년 직급 및 성별 구분별 평균 보수액' 자료를 업권별로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융권의 성별 임금 격차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금융권은 올해 3월부터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직급과 성별에 따른 보수액을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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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약 305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2800만원), 하나은행(2800만원), 우리은행(2200만원)은 2000만원대 격차를 보였지만, 신한은행은 남녀 임금 격차가 44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컸다. 다만 행원급만 봤을 때 국민은행(여 9500만원·남 9000만원)과 우리은행(여 8400만원·남 8300만원)은 여성 임금이 이례적으로 더 높았다. 행원급 직원의 경우 여성 비중이 커 직급 내 고연차 직원도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5개 증권사의 남녀 평균 보수 격차는 약 3855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보다는 격차가 컸지만, 일부 증권사는 고위 직급에서 여성 보수가 남성을 웃도는 사례도 있었다. 삼성증권은 부사장급에서 여성(9억3000만원)이 남성(8억6000만원)보다 7000만원 더 많았고, KB증권도 부서장급(여 2억2000만원·남 2억1000만원)과 팀장급(여 1억8000만원·남 1억7000만원)에서 여성 임금이 더 높았다. NH투자증권은 차장 이상(여 2억4000만원·남 2억1000만원)에서 여성 임금이 우위였다. 다만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일부 직급에 국한됐으며, 전반적으로는 남성 임금이 더 높은 구조였다.

5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카드·롯데)의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약 4280만원으로 은행과 증권사보다 훨씬 컸다. 현대카드가 5400만원으로 가장 차이가 많이 났고, 신한카드는 2000만원으로 가장 작았다. 롯데카드(4000만원), 삼성카드(5000만원), KB국민카드(5000만원)는 중간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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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금융권 업권별 남녀 임금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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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은행 현금인출기(ATM) 모습. 연합뉴스

금융권 내에선 보험업권의 성별 임금 격차가 컸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3개 손해보험사의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6300만원으로 전체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컸다. 특히 DB손해보험의 남성(1억4300만원)과 여성(7400만원)의 임금 격차는 6900만원에 달했다. 삼성·교보·한화 등 3대 생명보험사 역시 평균 약 4400만원의 높은 임금 격차를 보였다. 다만 한화생명의 경우 임원과 계약직에서는 남성 임금이 더 높았지만, 사원(여 9000만원·남 8000만원), 대리(여 1억1000만원·남 1억원), 차장(여 1억4000만원·남 1억3000만원) 등 주요 직급에서는 여성 임금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손보사와 생보사를 모두 합친 남녀 평균임금 격차는 5400만원 수준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임금 격차에 대해 “보상·콜센터·지원직 등 일부 직군에서 여성 채용 비중이 높은 구조가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중이 줄어드는 피라미드형 인력 구조가 겹치면서, 초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급에 남성이 집중된 점이 전체 평균 격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성별 임금 공시를 계기로 제도 의무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 규정 개정을 통해 일부 금융회사에서는 성별·직급별 보수 공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법적 의무가 아니어서 위반 시 제재는 제한적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고용평등임금공시제’를 전 업계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만큼 제도 정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임금 정보 공개는 노동자의 교섭력을 높이고 기업의 평판 리스크 관리를 촉진함으로써 격차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제도를 확대하고 허위·부실 공시나 개선이 미흡한 기업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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