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군필자 급여 우대는 정당, 승진 우대는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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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군필 남성에게 급여를 더 지급하는 건 정당하지만, 승진에서까지 차등을 두는 건 법에 어긋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A씨는 2024년 10월 군 경력에 호봉을 가산하는 회사 인사관리규정이 성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 진정을 넣었다. A씨가 일하는 사단법인은 인사규정에 따라 대졸 초임호봉을 5급 10호봉으로, 제대군인은 6급 12호봉으로 인정해 주었고 이에 따라 남녀는 기본급에서 약 2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

A씨는 “여성근로자는 남성근로자와 같은 기간 동일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임금과 승진상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하자, A씨는 인권위 기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승진 차등, 단순 급여 차등지급과 달라”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양순주)는 지난 2월 A씨가 인권위를 상대로 제기한 기각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대졸은 6급으로 채용하고 제대군인은 5급으로 채용하는 것은 사실상 성별에 따른 차별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회사의 인사제도가 차별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진정을 각하한 인권위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군 경력자에게 2호봉을 높게 책정하는 것 자체가 차별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회사는 제대군인법에 따라 명시적으로 ‘임금’ 결정에서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며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징집 또는 소집돼 군복무를 함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5급과 6급으로 급수를 달리 인정해 승진에 영향을 주는 건 부당하다고 봤다. 법원은 “A씨 회사에서 6급으로 들어온 신규직원은 2년이 지나야 5급으로 승진하며, 5급 승진 후 최소 4년이 지나야 4급으로 승진할 수 있다”며 “군 경력이 없는 여성은 같은 시기에 입사한 남성에 비해 승진하기 위한 시간이 2년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승진 지연에 대해 “단순히 급여를 차등지급하는 것과 같게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법원은 “제대군인법은 호봉이나 임금에 있어 군 경력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이를 승진에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오히려 남녀고용평등법 10조는 사업자가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A씨 회사 규정상 경력 가산사유인 ‘병역법에 의해 징집된 경우’에는 여성이 편입될 수 없으므로, 이같은 인사관리규정은 성별에 따른 차별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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