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살 쏙 빠진 늑구, 소고기 특식에 기력회복…“열흘 뒤 일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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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월드(동물원)에서 탈출해 열흘 만에 돌아온 늑대 ‘늑구’가 특식을 먹으며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내시경 시술로 위장에서 낚싯바늘까지 제거한 늑구의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고 한다.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중인 모습.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쯤 오월드 사파리 내 철조망 아래를 파고 탈출해 10일 만인 17일 오전 0시 44분께 마취총을 이용해 최종 포획에 성공해 시설로 돌아왔다.(대전시 제공) 뉴스1
늑구 "평소 먹던 고급 브랜드 고기만 먹어"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포획된 늑구는 대전 오월드 내 동물병원에서 치료와 관찰을 받고 있다. 늑구는 지난 8일 사육시설 철조망 아래를 파고 탈출한 뒤 열흘 뒤인 17일 오전 0시 44분쯤 동물원에서 약 1㎞ 떨어진 대전시 중구 대전남부순환도로 안영나들목(IC) 인근에서 발견됐다.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야생에서 생활하는 동안 체중이 약 3㎏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장에서는 길이 2.6㎝의 낚싯바늘이 발견돼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야생 생활 중 물고기를 먹는 과정에서 함께 삼킨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늑구는 정상적으로 먹이를 섭취하고 있다. 오월드 복귀 이후에는 하루에 닭고기와 소고기 등을 650g정도 먹고 있다. 오월드 측은 소고기와 닭고기를 잘게 간 다음 섞어서 주고 있다. 탈출 이전에는 주로 생닭을 통째로 주다가, 소고기를 특식으로 추기했다고 한다. 오월드 관계자는 “탈출 전보다 먹는 양을 50~100g정도 줄였다”며 “소화가 잘되도록 고기를 갈아서 주고 있고, 19일에는 양을 다소 늘렸다”고 설명했다.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약물도 사료에 섞어 공급 중이다. 회복 상태에 따라 소간 등 고영양 먹이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오월드 관계자는 “늑구도 호랑이 등 다른 야생 동물처럼 식성이 까다롭다”라며 “고급 브랜드 고기를 즐기며, 평소 먹던 거와 다른 업체의 생닭을 제공하면 먹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대전 둔산동 한 건물 전광판에 "늑구야 돌아와서 고마워"라고 표시돼 있다. 지난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는 9일 만인 지난 17일 포획돼 집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오월드 재개방에 열흘 정도 걸릴 듯
오월드측은 당분간 늑구를 격리 상태를 유지한다. 외상은 없지만, 한동안 야생에서 생활하면서 바이러스나 기생충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염병 잠복기인 일주일에서 열흘간 관찰한 뒤 이상이 없으면 늑구를 다른 늑대와 합사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늑구는 다른 늑대 가족과 재회도 미뤄지고 있다. 오월드에는 늑구를 포함해 늑대 15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오월드 재개장 시점도 늦춰질 전망이다. 오월드 측은 “전염병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게 확인되는 시점에 오월드를 다시 개방할 예정이라며, 길면 열흘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오월드 측은 개방 시기가 결정되면 오월드 홈페이지에 알리기로 했다. 하지만 휴일인 19일에도 일부 시민 등이 늑구를 보러 오월드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오월드를 찾은 40대 여성은 "늑구를 보고 싶어 왔는데 개장하지 않아 아쉽다"라며 "늑구가 건강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수색 열흘 만인 17일 새벽 0시 44분쯤 오월드에서 약 1km 떨어진 안영IC 인근 수로에서 포획에 성공했다. 이날 오전 김옥선 대전 서부소방서장이 오월드 앞에서 취재진에게 늑구 포획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합동 기자회견에는 대전시와 오월드, 야생동물관리협회, 소방, 경찰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성태 객원기자
19일 오전 대전 오월드 입구에 휴장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늑구 투어버스, 늑구 빵 등 아이디어 속출
대전 오월드는 동물 탈출을 막기 위해 안전시설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2m 높이인 동물원 외곽 철조망은 추가로 높이고, 별도의 철조망도 설치할 계획이다. 늑대 사육공간은 지하 1m 깊이로 설치된 철조망을 더 깊게 보강하고, 동물원 내 원형 도로를 따라 2~3중으로 철조망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오월드 측은 늑구가 땅을 파낸 뒤 입으로 녹슨 철조망을 20~30㎝ 정도 물어뜯고 탈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한편 늑구가 복귀하면서 온라인상에 관련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이 쏟아지는 등 이색적인 풍경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늑구가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유재석과 대화하는 합성 사진부터 '늑구 관광버스', '늑구 빵' 등 대전 마스코트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 대전본점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송출 중이었던 '늑구야 돌아와' 메시지를 지난 17일부터 '늑구야 돌아와서 고마워'로 바꿔서 송출 중이다. 앞서 '늑구도 돌아왔으니 이제 한화 불펜 제구만 돌아오면 되겠다'는 웃지 못할 농담은 한화 이글스가 전날 부산 원정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격파하며 현실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생포 직후부터 SNS를 통해 늑구의 상태를 상세히 공유한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스레드에 '늑구가 돌아오니 축구, 야구 모두 승리했네∼'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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