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멍청이 트윗 따르지 않겠다”…이란 강경파 호르무즈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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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이란 바시즈 민병대 소속 여성 대원이 총과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상황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변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정 종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18일(현지시간) 이란이 해협을 재봉쇄했기 때문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해협 개방 방침을 밝힌 지 하루만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해협이 이날 오후부터 폐쇄됐으며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 전에는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RGC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어떤 접근 시도도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할 것이고 해당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내 이란 영토인 케슘섬 인근 해역을 유조선 한 척이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력 행사에도 나섰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등에 따르면 이날 IRGC 소속 고속공격정 2척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인도 국적의 유조선 1척, 컨테이너선 1척을 향해 발포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인도는 해협 봉쇄 당시에도 이란 당국이 통과를 허용한 적이 있는 국가다.
IRGC의 이번 공격은 아라그치 장관 발표에 제동을 거는 행동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라그치 장관은 전날 X(옛 트위터)에 “남은 휴전 기간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선언했다. 이란 항만해사청이 언급한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시장에선 전향적 조치로 받아들였다. 뉴욕 증시는 급등했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고맙다”고 답하면서도 “이란과의 거래가 100% 완료될 때까지 해상 봉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3일부터 호르무즈해협에서 벌인 ‘역(逆)봉쇄’를 풀지 않는데, 이란만 해협 개방을 발표한 꼴이 된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과 언론을 통해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 지원 중단도 동의했다” “핵찌꺼기(농축우라늄)를 미국이 가져갈 것”등 미국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듯한 언급을 쏟아냈다. 이란은 이를 지속해서 부인해야 했다.
IRGC는 관영매체를 통해 아라그치 장관 발언이 실익 없이 트럼프에 여론을 주도할 기회만 줬다고 비판했다. 메흐르통신은 “트럼프는 전쟁이 한창일 때도 주장하지 않던 것들까지 자신의 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장관의 글은 트럼프에게 승리자로 자처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미, 반이스라엘 집회에서 한 이란 여성이 군용 차량에 탄 채 기관총을 쥐고 겨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RGC는 아라그치 장관이 발표 전에 자신들과 협의하지 않은 것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IRGC는 호르무즈해협 인근 선박에 “우리는 어떤 멍청이(아라그치)의 트윗(X 메시지)이 아니라 우리 지도자이신 이맘 하메네이(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명령에 따라 (해협) 문을 열 것”이란 무선 메시지를 보냈다고 WSJ는 전했다.
강경파인 모르테자 마흐무디 의원도 “아라그치의 성급한 발표가 국제 유가를 내려 트럼프 행정부에 ‘전략적 선물’을 안겨줬다”며 “전쟁상황만 아니었다면 아라그치를 반드시 탄핵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군부와 정부의 엇박자는 지도부의 분열상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드 골카르 테네시대 교수는 WSJ에 “중재자 역할을 맡았던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죽음 후 파벌 간 싸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IRGC가 정부 측 협상파를 압도하는 형국이다. 지난달 초에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란의) 공격을 받은 걸프지역 국가에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IRGC의 거센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모하메드 아메르시 윌슨센터 자문위원은 “서방은 이란을 일관된 지휘체계를 갖췄다고 보지만 실제론 총과 드론, 고속정을 가진 사람들(군부)이 논쟁의 승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운데)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왼쪽)이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협상 샅바 싸움에서 트럼프 못지않은 예측 불가 심리전을 선보인 것이란 해석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쥐락펴락해 협상의 주도권을 가지려는 심산이란 것이다. 실제로 이란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협상에서) 많은 이견이 존재하고 근본적인 쟁점들이 남아 있다”면서도 “진전은 있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도대체 그(트럼프)가 누구라고 한 나라로부터 합법적 (핵) 권리를 박탈하려고 하는가. 잔인한 적에 맞서야만 한다”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전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이란 인상을 주도록 분위기를 관리해야만 한다”며 협상을 의식하는 발언을 내놨다.
더중앙플러스-이런 기사도 있어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9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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