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목 흉터 안 남는 새 로봇수술, 신경 손상 최소화해 회복 빨라”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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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영우 고려대 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겨드랑이 2㎝ 절개창 하나로 수술
기능 보존에 유리 … 환자 부담 적어
통증·후유증도 낮춰 삶의 질 향상
고려대 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장영우 교수는 “갑상선암 치료는 로봇수술을 통해 정밀도와 기능 보존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주 객원기자
‘착한 암’과 ‘나쁜 암’이 따로 있을까. 갑상선암은 오랫동안 ‘착한 암’의 대표 격으로 불려 왔다. 다른 암종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생존율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예후가 좋다고 치료 과정까지 단순한 것은 아니다. 갑상선은 크기는 작지만,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과 주요 구조물이 밀집해 있어 수술이 까다로운 부위다. 수술 범위가 넓어질수록 흉터와 기능 저하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갑상선암 수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개방 수술에서 내시경, 로봇 수술로 진화하며 정밀도는 높아지고 절개로 인한 부담은 줄었다. 특히 고려대 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장영우 교수는 로봇팔 하나로 목 흉터 없이 갑상선암을 제거하는 새로운 수술법을 제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고스타(GOSTA, 가스 주입 원스텝 단일공 겨드랑이 접근)’ 수술법을 최초로 고안한 장 교수를 만나 갑상선암 로봇수술의 최신 치료 트렌드를 들었다.
- 갑상선암 수술의 핵심은.
- “암을 확실히 제거하면서도 정상 구조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은 해부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부위다. 기도와 식도, 주요 혈관, 성대를 움직이는 후두신경과 부갑상선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다. 수술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하면 목소리 변화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수술의 완성도는 종양 제거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 수술 방식도 꾸준히 진화해 왔다.
- “과거에는 목 중앙을 절개하는 개방수술이 표준이었다. 치료 효과는 확실했지만, 수술 후 흉터가 남는 점이 환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후 겨드랑이나 유륜을 통한 내시경 수술이 자리 잡으며 외부 흉터 문제는 상당 부분 개선됐다. 로봇 수술이 도입된 후부터는 수술의 정밀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 로봇 수술은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 “미세한 신경과 혈관을 더 정밀하게 확인하고 보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내시경 수술은 미세 구조를 다루는 데 제약이 있었다. 직선 기구를 사용해야 하고, 시야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면 로봇 수술은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시야를 제공한다. 다관절 기구를 통해 정교한 움직임도 가능하다. 수술의 정밀도가 높아지면서 신경 손상과 출혈, 합병증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장 교수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로봇 수술로 정밀도는 높아졌지만, 수술 과정에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그는 “기존 방식은 먼저 수술 공간을 만든 뒤 로봇을 투입하는 구조였다”며 “조직을 밀어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감각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접근 방식을 재설계한 장 교수는 대부분의 갑상선암에 적용할 수 있는 ‘GOSTA’ 수술법을 개발했다. 절개를 최소화해 수술 후 통증과 목소리 변화 등 후유증 위험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 GOSTA 수술은 무엇이 다른가.
- “GOSTA 수술은 원스텝 방식으로 이뤄진다. 겨드랑이 주름을 따라 2㎝ 정도의 단일 절개창을 내고 가스를 주입한 뒤 로봇팔을 넣어 수술을 진행한다. 로봇이 바로 진입해 수술 공간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 조직을 밀어내는 과정이 없어 손상이 적고 기능 보존에 유리하다. 기존 다공(多孔) 방식에서 완전한 단일공 수술로 발전했다는 의미도 크다.”
- 환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이점은.
- “통증과 회복 속도, 미용적 측면에서 장점이 뚜렷하다. 기존 방식보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수술 직후부터 일상 활동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목에 흉터가 남지 않아 외관상 부담이 적다. 특히 측경부 임파선 곽청술처럼 목을 크게 절개해야 했던 수술도 단일 절개로 시행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 목소리를 담당하는 신경과 피부 감각까지 보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삶의 질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장 교수는 현재까지 1100례가 넘는 로봇 수술을 시행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의 전체 로봇 수술 건수는 4600례에 이른다. 여전히 서울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강한 갑상선암 치료 분야에서 지역 병원이 이만한 성과를 기록한 건 이례적이다. 지역민뿐 아니라 제주·부산·대구 등 전국 각지의 환자들이 고난도 갑상선암 로봇 수술을 받기 위해 안산병원을 찾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치료 사례가 있다면.
- “20대 여성 환자였다. 갑상선암이 목 옆의 측경부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라 목 부위를 15㎝가량 크게 절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술 후 흉터와 목소리 변화에 대한 부담이 커 환자도 치료를 망설였다. 다행히 GOSTA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환자는 목 흉터와 신경 손상 없이 회복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했다.”
-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 “갑상선암 치료는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수술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환자가 치료 이후 어떤 삶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술 후 일상 복귀와 기능 유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갑상선암 로봇 수술은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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