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눈물샘·침샘에 반복 부종, 암처럼 보이는 IgG4 관련 질환 의심”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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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과 함께하는 희귀 난치질환 희망 동행 민홍기 류마티스내과 교수
암처럼 보이는데 암 아닌 거짓 종양
면역세포 몰려 염증·섬유화 진행
약물치료 반응 좋지만 진단 어려워
질병 활성도 낮추는 관해 유지해야
암처럼 보이는데 암은 아닌 희귀병이 ‘IgG4 관련 질환’이다.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세포가 특정 장기에 과하게 몰리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흉터처럼 조직이 굳는 섬유화가 진행된다. 해당 부위가 덩어리(종괴)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영상 검사에서는 암과 구분이 어려워 예전에 ‘거짓 종양’으로도 불렸다. 전이암처럼 여러 장기에 동시에, 또는 차례로 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진단이 어렵다. 이 분야 전문가인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민홍기 교수는 “환자가 질환을 제대로 이해하고 치료를 이어가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대화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gG4 관련 질환의 진단과 치료 환경을 들었다.
- 주요 증상은 뭔가.
- “침범하는 장기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겉으로 드러나는 대표적인 경우는 눈물샘이나 침샘 침범이다. 눈두덩이가 붓거나 턱 아래 침샘 부위가 부어 병원을 찾는다. 안과나 이비인후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을 반복하면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신장, 대동맥, 후복막 등 내부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후복막에 섬유화가 진행되면 소변이 내려가는 길(요관)이 막히면서 콩팥에 소변이 고이는 수신증이 생긴다. 이로 인해 신장 기능 저하와 배뇨 문제가 나타난 뒤에야 발견되기도 한다. 대동맥이나 신장을 침범한 경우에는 아예 무증상으로 있다가 건강검진 중 CT 촬영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췌장과 담도도 흔히 침범되는 장기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담도가 좁아지면서 황달이 생기거나 복통이 나타난다. 환자가 증상을 느껴 직접 오는 경우는 드물고, 다른 진료과에서 협진으로 의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치료가 늦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 “염증이 지속되면 장기의 섬유화가 진행되며 기능이 떨어진다. 예컨대 대동맥 침범 시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순환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섬유화가 한번 진행되면 조직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영구적 손상이 오기 전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 건국대병원의 진단 시스템은.
- “영상 검사에서 IgG4 관련 질환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IgG4 수치를 확인하고, 암이나 다른 자가면역 질환, 염증 질환과의 감별을 진행한다. 확진의 핵심은 조직검사다. 조직에서 IgG4를 발현하는 형질세포가 많이 보이고, 소용돌이 모양의 섬유화, 폐색정맥염 등의 특징을 확인해야 진단한다. 진단 자체가 어려운 질환으로, 다양한 장기를 침범하는 만큼 협진이 필수다. 눈은 안과, 침샘은 이비인후과, 후복막은 외과, 신장은 비뇨의학과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조직검사를 위한 접근 부위를 결정하는 데에도 협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눈물샘이나 침샘은 비교적 조직검사가 수월하지만 대동맥·후복막처럼 깊은 부위는 접근 자체가 까다롭다. 조직검사가 어려운 환자일수록 더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 영상 소견과 혈액검사,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종합하고 치료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한 뒤 환자와 함께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 치료 경과는 어떤가
- “조직검사를 통해 IgG4 관련 질환으로 확인되면 예후는 훨씬 좋다. 암은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커지지만 IgG4 관련 질환은 약물치료에 잘 반응한다. 치료는 스테로이드로 시작하고, 이후 면역억제제를 병용해 유지 치료를 이어간다. 면역억제제는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정상화하는 ‘면역 조절’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질병 활성도가 낮아진 관해 상태에 들어가면 일상생활을 정상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일례로 60대 여성 환자가 양쪽 눈이 붓는 증상으로 내원했는데, 종양으로 의심됐던 눈물샘 병변이 두 차례 조직검사 후 IgG4 관련 질환으로 확인됐다. 수술이나 항암 치료 없이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치료만으로 2년 이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치료 전략과 목표는.
-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른 만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약제 종류와 용량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테로이드는 치료 초기 효과가 좋지만 장기 사용 시 당뇨, 골다공증, 위장관 출혈, 부신기능 저하, 외인성 쿠싱, 녹내장, 심혈관 질환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가능한 한 사용 기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억제제는 골수 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IgG4 관련 질환은 관해 유지가 치료 목표다.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고, 재발 시 다시 초기 치료를 반복해야 한다. 환자 스스로 약을 끊지 말고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이어가야 하며 증상이 악화하면 예약일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내원해야 한다.”
민 교수는 희귀 질환 치료의 현실적 한계를 짚었다. 암과 달리 정책적 관심이 낮아 의료진과 환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진단과 치료 전반에 보험 문제가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영상 검사다. 전신 침범 여부를 확인하는 데 PET-CT가 큰 도움이 되지만 비용 부담으로 검사가 제한된다. 필요성을 설명해도 환자가 검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치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해외에서 효과가 입증된 생물학적 제제가 있어도 국내에서는 허가와 급여 기준의 한계로 실제 사용이 쉽지 않다. 민 교수는 “환자가 질환을 충분히 이해하고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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