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단순 피로인 줄 알았는데”…여성들이 놓치는 ‘적색 신호’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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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재 교수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빈혈 전 단계부터 신체 기능 떨어져
초경 시작되면 철 손실 동시에 발생
출산 과정서 출혈 생기면 건강 위협
고용량 정맥 철분제 주사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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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정재 교수는 “여성은 평생에 걸쳐 철분 손실을 겪는 만큼 생애주기별 단계에 맞춘 철분 교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여성의 몸은 평생 ‘철분 손실의 변곡점’을 지나간다. 초경 이후 매달 월경을 통해 철이 빠져나가고, 임신과 출산 시기에는 철분 요구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폐경을 맞은 중년 이후에도 자궁 질환 등으로 출혈이 길어지면 철 결핍 위험이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여성은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해서 철을 소모한다.

철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구성해 산소를 운반하는 필수 요소다. 부족하면 빈혈로 이어지지만, 이전 단계인 철 결핍부터 이미 신체 기능은 떨어지기 시작한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정재 교수는 “빈혈은 철이 고갈된 결과일 뿐, 철 결핍 자체가 피로와 무기력의 주된 원인”이라며 “여성은 생애주기별 철 손실 요인을 고려해 철 결핍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철 결핍의 임상적 의미는 뭔가.
“철 결핍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건강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한 신호로 볼 수 있다. 철은 산소를 몸 곳곳에 전달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철이 부족하면 몸이 쉽게 지치고 회복력도 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철 결핍은 단순한 영양 부족이 아니라 미리 확인하고 관리해야 할 임상적 상태를 의미한다.”
청소년기부터 철분 관리가 필요한가.
“그렇다. 청소년기는 성장으로 혈액량이 증가하면서 철분량도 많이 필요해지는 시기다. 여기에 초경이 시작되면 철 손실이 동시에 발생한다. 또 다른 문제는 이때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습관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식단을 제한해 철분 섭취가 줄어든 반면 손실은 늘어나 철 결핍이 쉽게 생긴다. 철이 부족하면 피로뿐 아니라 집중력 저하와 학습 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기부터 철 결핍에 대한 조기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문제가 되는 시기는 언제인가.
“여성은 구조적으로 철 결핍에 취약하다. 생애 전반에 걸쳐 철분 손실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특히 월경과다증이 있는 가임기 여성은 적극적인 보충이 필요하다. 출혈량이 많거나 기간이 길어 철 손실이 계속 누적되면 철분을 보충해도 수치가 잘 회복되지 않는다. 임신과 출산 시기에는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태아 성장과 태반 형성, 산모 혈액량 증가로 철 필요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이 시기 철이 부족하면 산모뿐 아니라 태아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출산 과정에서도 출혈이 발생하면서 건강에 위협을 가한다.”
폐경 전후 여성에서 나타나는 양상은.
“이 시기에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같은 질환이 흔히 발생한다. 이로 인해 월경량이 증가하거나 출혈이 길어져 철 결핍이 만성화되기 쉽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이를 단순한 문제로 여기고 지나친다.”
철 결핍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 증상은.
“가장 흔한 건 이유 없는 만성 피로다. 철분이 부족하면 평소보다 쉽게 숨이 차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어지럼증, 두통, 집중력 저하, 수족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손톱이 약해지는 변화도 관찰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철 결핍 여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지표를 확인해야 하나.
“혈색소(Hb)와 함께 체내 철 저장량을 보여주는 ‘페리틴’을 살펴야 한다. 이 수치가 30ng/mL 미만이면 빈혈이 아니더라도 철 결핍 상태로 보고 교정을 고려한다.”
효율적인 철분 보충 방법은.
“기본은 경구용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다만 경구제는 흡수율이 낮아 효과가 제한적이다. 또 위장 장애나 변비 같은 부작용으로 복용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월경과다증이나 자궁 질환으로 인해 철 손실이 계속된다면 경구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럴 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고용량 정맥 철분 주사요법이 좋은 대안이다. 정맥으로 철분을 직접 주입하면 흡수 과정의 영향을 받지 않아 빠르게 철분을 보충할 수 있다. 고용량 제제의 경우 한 번 투여로 필요한 철분을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고, 단기간에 혈색소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철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피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철 결핍 관리의 시작이다. 여성은 성장기부터 중년 이후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철분 손실을 겪는다. 따라서 생애 단계에 맞춰 철분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방법으로 이를 보충해야 한다. 정맥 주사제만큼 효과적인 보충 전략은 없다. 특히 임신, 수술 전, 빠른 교정이 필요한 환자에게서는 더 유용한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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