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분석시스템으로 당첨자 나왔습니다”…66억 빼돌린 로또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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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시스템으로 복권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66억원을 빼돌린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분석시스템으로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고 피해자를 속여 66억원을 빼돌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로또 복권 사기를 묘사해 제작한 AI 이미지. 사진 챗GPT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지난해 9월 사기와 범죄단체활동 등 혐의로 A씨 등 19명을, 사기 방조 혐의 B씨 등 7명을 각각 기소했다. 중앙일보가 국회를 통해 확인한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4월과 2022년 9월쯤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 2곳을 각각 인수한 뒤 불법으로 수집한 명단을 통해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분석시스템으로 로또 번호를 학습해 패턴을 발견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당첨 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무료 회원들에게 무작위 당첨 예상 번호를 전송했다.
이후 매주 토요일 오후 로또 당첨 번호가 발표되면, 당첨된 사실이 없는데도 사이트에서 추출한 예상 번호가 2·3등에 적중했다고 회원들에게 연락해 가입비를 받는 유료 회원을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분석팀장이다” “연구진의 대표다”라고 소개하며 전문적으로 로또 번호를 분석하는 것처럼 연기하기도 했다.
유료 회원들에게는 “24개월간 2등과 1번과 3등 5번 당첨을 보장한다”며 “당첨되지 않으면 무료로 (회원) 기간을 연장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다 피해자와 약정한 당첨 보장 기간이 지나면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환불해주는 등 이른바 ‘돌려막기식’ 영업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
일당은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회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저가와 고가 상품을 유도하는 영업팀을 각각 구성했고, 다양한 영업 멘트까지 준비해 회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일일 전화량 통계와 성공 실적 등을 텔레그램에 보고하게 한 뒤 매출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주범 A씨는 이런 방식으로 1만3800차례에 걸쳐 총 66억2400만원을 피해자들에게 빼돌렸다.
검찰은 공소장에 “로또복권 당첨 확률은 약 801만분의 1로, 사이트에서 제공한 당첨 예상 번호는 무작위로 추출한 번호일 뿐”이라며 “로또 번호 학습으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해 당첨 번호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피고인들에게는 피해자들에게 로또 당첨이 가능한 예상 번호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적시했다. 현재 이 사건은 일부 피고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공판 기일이 잡히지 않고 있다.
로또 당첨 번호 미끼 사기 기승
기사내용과 관련 없는 로또복권 추첨 현장 자료사진. 뉴스1
캄보디아나 태국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로또 당첨 번호를 미끼로 사기를 저지르는 일당도 최근 들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로또 보상 사기와 로맨스스캠 등을 저지른 태국(타이) 범죄단체 ‘룽거컴퍼니’ 한국인 조직원들이 서울남부지법에서 징역 6~1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에서 로또 당첨 번호 사이트를 운영하며 400억원대 사기를 저지른 일당 53명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프로파일러 출신 배상훈 연세대 글로벌행정학과 객원교수는 “로또 사기의 경우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기대감을 부풀려 점점 거액 결제를 유도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사이버 공간이 점차 확대되면서 로또 사기에 노출되는 상황이 늘어났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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