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논쟁 관심 없다…‘싸움닭’ 트럼프도 상대하기 어려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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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교황 레오 14세. 로이터=연합뉴스
공개 설전을 즐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교황 레오 14세는 버거운 상대란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최근 아프리카 순방길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란 전쟁 관련 논쟁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정치적 공방과 별개로 평화와 정의를 강조하는 복음 메시지를 계속 전하겠다고 밝혔다.
최초의 미국인 출신 교황 레오 14세는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일관되게 냈다. 레오는 지난 7일 트럼프가 ‘(이란) 문명 종말’을 언급하자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12일 교황의 평화 메시지를 비판하며 “교황이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 형편없다”고 주장했다. 레오는 다음 날 “트럼프 정부가 두렵지 않다”며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둘의 설전을 두고 “교황은 트럼프보다 인기가 많고, 체계적인 정치 조정가(political operator)”라며 “나폴레옹보다 오래 재위한 비오 7세처럼 레오 14세도 트럼프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평가했다. 교황의 영향력이 단순 종교 지도자를 넘어선다는 측면에서다. 지난달 NBC 유권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교황에 대한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34%포인트,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12%포인트 각각 높았다.
말을 통한 정치적 대응 방식도 트럼프는 장광설(長廣舌)에 가깝다면, 레오는 무게감 있는 한 마디를 남기는 식이다. 로마 아피아 연구소의 프란체스코 시시 소장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록스타’였다면 레오는 ‘지휘자’에 가깝다”며 “레오는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움직이며, 마지막 단계에서 발언한다”고 분석했다.
프레임도 트럼프에게 불리하다. 트럼프는 교황을 “외교에 약하다”거나 “범죄에 관대하다”고 공격하지만, 교황의 메시지는 전쟁 반대, 인도주의, 도덕성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다. 둘의 충돌 구도가 ‘안보 vs. 도덕’이 아니라 ‘정치권력 vs. 도덕 권위’에 가깝다는 의미다.
13억 가톨릭 신자의 내부 결속력도 과거와 달라졌다. 진보 성향이 강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부 주교와 갈등을 겪은 것과 달리, 레오는 전통 교리를 강조하면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트럼프 특유의 ‘갈라치기를 통해 특정 세력을 고립시키는’ 방식의 대응이 통하기 어렵다.
가톨릭 유권자는 미국 전체 유권자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가톨릭 유권자의 약 56%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폭스뉴스 설문에선 가톨릭 유권자의 부정 평가가 52%를 차지했다. 다만 WSJ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가톨릭계도 굳건하다고 짚었다. 백악관은 트럼프가 낙태 반대, 성전환 관련 규제 등 가톨릭 유권자가 선호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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