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스마트워치 경고 알림이 떴다...심박수 높이는 봄철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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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목지'는 로드뷰 촬영을 위해 살목지라는 저수지에 들어간 수인(김혜윤, 왼쪽) 등 촬영팀이 미스테리한 사건에 휘말리는 스토리다. 사진 쇼박스

물귀신 소재의 공포 영화 ‘살목지’(8일 개봉)가 거침없는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공포영화 '살목지' 거침없는 흥행 #'미이라' '스크림7' 등 외화도 가세 #학기중 10~20관객 입소문 노린다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80만 관객)을 넘어 20일 현재 146만 관객을 모았다. 개봉 이후 연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의 인기는 극장 밖으로도 이어졌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충남 예산의 저수지 살목지에는 방문객이 급증하며 야간 방문 통제 조치가 내려졌다. ‘살리단길’이란 별칭까지 붙었다.

‘살목지’가 ‘장화, 홍련’(2003, 314만)을 제치고, 국내 공포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울 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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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공포 영화 '귀신 부르는 앱: 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소재로 6개의 공포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사진 삼백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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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공포 영화 '귀신 부르는 앱: 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소재로 6개의 공포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사진 삼백상회

앞서 개봉한 옴니버스 공포 영화 ‘귀신 부르는 앱: 영’(2월 18일 개봉)은 CGV 단독 개봉임에도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사이비 종교를 다룬 공포 영화 ‘삼악도’(3월 11일 개봉)도 1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새로운 오컬트 공포를 선보였다.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봄, 공포 영화가 스크린을 장악했다. ‘공포 영화=여름’이란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납량 특집’이란 수식어도 옛말이 됐다.

할리우드 공포 영화도 가세했다. ‘스크림’ 시리즈 7편이 1일 개봉한 데 이어, 할리우드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가 제작한 ‘리 크로닌의 미이라’도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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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 '스크림 7'의 한 장면. ″안녕, 시드니. 나 보고 싶었어?″란 대사로 유명한 '스크림' 시리즈의 7편이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어릴 때 이집트에서 납치됐던 소녀가 8년 후 고대 이집트 석관 속 기괴한 미이라의 모습으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뤘다. 영화 ‘엑소시스트’를 연상케 하는, 악령에 빙의된 소녀를 통해 고대 미이라의 저주를 재해석했다.

할리우드 공포 화제작 ‘백룸’도 한 여름이 아닌, 6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도시의 뒷면에 미지의 세계가 숨겨져 있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넷플릭스도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공포 시리즈 ‘기리고’를 24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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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 크로닌의 미이라'는 어릴 때 이집트에서 납치됐던 소녀가 8년 후 고대 이집트 석관 속 기괴한 미이라의 모습으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뤘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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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 크로닌의 미이라'는 어릴 때 이집트에서 납치됐던 소녀가 8년 후 고대 이집트 석관 속 기괴한 미이라의 모습으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뤘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공포 영화가 앞다퉈 봄에 개봉하는 건, 관객의 인식 변화와 관련이 있다. 신선한 콘셉트나 완성도를 갖춘 공포물은 계절과 상관없이 즐긴다는 관람 패턴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공포 콘텐트를 상시적으로 소비하게 되면서, 공포 영화를 특정 계절에 봐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사의 실리적 판단도 한 몫 한다. 여름에 텐트폴 대작들과 경쟁하는 건 승산이 없기에 비수기에 개봉해 마니아층을 확실히 잡는다는 전략이다.

CGV 황재현 전략지원담당은 “봄에 개봉해 흥행한 ‘곤지암’(2018, 268만 관객)과 ‘파묘’(2024, 1191만 관객)의 성공 사례가 공포물의 계절 파괴에 큰 몫을 했다”면서 “여름 개봉 시 대작 영화들에 밀려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학기 중인 봄에 개봉하면, 공포물의 타깃층인 10~20대 관객의 입소문을 기대할 수 있다. ‘살목지’를 배급한 쇼박스의 조수빈 홍보팀장은 “방학 때보다 학기 중에 개봉하는 게 입소문 확산에 유리하다”며 “특히 중고생들은 함께 영화를 보며 동질감을 형성하고, SNS 전파나 챌린지에 적극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CGV에 따르면, ‘살목지’는 10~20대 관객 비율이 52%에 달한다. 15세 이상 관람가임에도 10대 비율이 13%에 달하고, 3인 이상 관람객 비율도 13.8%나 된다. ‘귀신 부르는 앱: 영’도 10~20대 관객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심박수가 너무 올라 스마트 워치 경고 알림이 울렸다’(‘살목지’), ‘내 폰에도 깔릴까 무섭다’(‘귀신 부르는 앱: 영’) 등 관람 후기가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들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젊은 관객을 겨냥해 첨단 장비를 서사에 접목시켰다. ‘곤지암’이 폐쇄된 정신병원의 공포를 액션캠을 통해 전달했다면, ‘살목지’는 공포 체험 유튜버들이 실제 사용하는 모션 디텍터, 고스트 박스 등의 장비를 활용해 공포를 극대화했다. ‘귀신 부르는 앱: 영’은 스마트폰 앱을 소재로 6개의 공포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영화 마케팅도 10~20세대 친화적이다. 점프스케어(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나 무서운 음향, 촬영 당시 괴담 등을 숏폼 콘텐트로 가공해 마케팅에 활용한다.

쇼박스는 ‘살목지’를 홍보하기 위해 개봉 전 커플 시사, 해병대 시사, 겁쟁이 시사 등을 진행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귀신 잡는 해병대 대상의 시사, 주연 김혜윤 배우의 모교 방문 시사, 극장을 밝게 하고 귀마개를 나눠주는 겁쟁이 시사 등 시사회 자체를 홍보 콘텐트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탄탄한 마니아 층을 대상으로 공포 영화가 예전보다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함께 놀라고 무서워하면서 생기는 쾌감과 친밀감 때문에 커플이나 중고생 관객의 필람 무비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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