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숏폼, OTT 감각에 맞춰 접근…좋은 창작자 발굴 토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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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많이 보지 않은 분들도 연령과 관계없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이준우 서울시극단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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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빅 마더’를 연출한 이준우 서울시극단장이 세종문화회관에서 ‘빅 마더’ 홍보물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연극 ‘빅 마더’를 공연 중인 서울시극단 이준우(41) 단장은 “도입부부터 넷플릭스 시리즈의 오프닝 같은 감각을 주고 싶었다”며 “숏폼과 OTT 콘텐트에 익숙한 관객들의 감각에 맞춰 접근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연소로 서울시극단 단장에 오르며 공연계에 화제를 모았던 그는 2020년 ‘왕서개 이야기’로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2021년 ‘붉은 낙엽’으로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연출가다.

그가 단장으로서 내놓은 첫 작품 ‘빅 마더’에 대한 관심도 컸다. 지난달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해 오는 25일까지 이어지는 ‘빅 마더’는 거대 권력의 음모를 파헤치려는 ‘뉴욕 탐사’ 기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정치와 미디어, 빅데이터가 얽힌 현대 사회의 구조를 풀어냈다. 프랑스 극작가 멜로디 무레의 작품이 원작으로 프랑스 초연은 2023년 몰리에르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최근 공연장에서 만난 이 단장은 “내가 보고 싶은 세계만 편집해 보여주는 ‘알고리즘의 시대’에 여론과 가짜 뉴스 그리고 진실이 어떻게 기능하고 어떤 힘을 가지는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객 반응은 성공적이다. 예매 사이트 평점은 10점 만점에 9.9점. “영화보다 더 몰입. 연극의 문법을 뛰어넘는 박진감이 있었다” “연극과 영화가 결합된 숨 쉴틈 없는 몰입감”과 같이 기존 연극 문법을 넘어선 연출 방식이라는 관람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반응은 이준우의 실험적인 연출 시도에서 비롯됐다. 빠른 호흡과 영상적 문법을 적극 차용했다. 대형 LED 스크린과 실시간 카메라 영상을 적극 활용하며, 100분의 러닝타임 동안 58개의 장면을 빠르게 교차시켰다. 일반 무대에서는 보기 드문 속도감이다.

세종문화회관 소속 극단의 단장 신분이지만 그의 연출작은 현재도 여러 곳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뮤지컬 ‘홍련’(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연극 ‘지킬앤하이드’(링크더스페이스) 등이다. 이 단장은 “재연 작품들이고, 초연 당시 제작진과 호흡이 잘 맞아 초연 때보다는 부담이 덜해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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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빅 마더’ 프레스콜 장면. 연극 문법을 뛰어넘은 박진감 넘치는 작품이라는를 받았다. 연합뉴스

그는 이제 작품 연출 못지않게 서울시극단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지원한 주된 이유도 쫓기듯 작품 연출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는 “광화문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 위치한 서울시극단이 보다 다양한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으면 한다”며 “좋은 창작진들이 함께 참여해서 극단의 공연이 조금 더 흥미롭고 다채로워지는 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극단의 다음 작품도 이런 생각을 반영했다. 오는 10월 개막하는 신작 연극 ‘아.파.트’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연극제작집단인 ‘공놀이클럽’을 이끄는 연출가이자 극작가 강훈구(34)와 협업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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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서울시극단장에 자리한 이준우는 ‘빅 마더’에 이은 서울시극단 후속작으로 ‘아.파.트.’ 를 선보일 예정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026.04.02.

1997년 창단한 서울시극단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이준우는 “그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창작진 발굴 등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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