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 학원 5곳 중 1곳 교습비 위반”…자습실비·교재비 ‘꼼수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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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학원이 5곳 중 1곳꼴로 교습비를 부풀리는 등 규정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학원·교습소 730곳을 대상으로 교습비 특별점검을 벌인 결과 167곳(22.9%)에서 총 228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위반 유형 중 가장 많은 건 교습비 변경 미등록(52건)이었다. 이어 교습비 표시·게시 위반(42건), 교습비 이외 비용 징수(19건), 교습비 초과징수(10건) 순이었다. 학원가에선 교습비 자체를 올리는 대신 자습실 이용료, 교재비, 모의고사 응시료 등 신고 의무가 없는 부대비용을 통해 사실상 학원비를 인상하는 관행이 퍼져 있다.
입시학원이 밀집해 있는 대치동 일대에선 과목별 교습비가 4회에 34만원인 학원이 자습실 이용료로 월 72만원을 별도로 받거나, 정규 강의에 자습실·학업 컨설팅을 묶어 월 137만원짜리 패키지로 판매하는 사례도 확인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이런 부대비용이 겹치면서 학부모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과목 4개에 자습실 이용료까지 더하면 월 250만원, 여기에 매달 30만~40만원씩 교재비가 추가되는 식이다. 대치동에서 고교생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 A씨는 “중요한 자료나 모의고사는 자습실을 등록해야만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추가 비용을 안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위반 학원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228건에 대해 교습정지 3건, 과태료 31건(총 3300만원)을 포함해 총 194개 학원에 행정처분을 내렸다. 김천홍 교육감 권한대행은 “교습비 관련 위법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점검과 엄정한 행정처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제도 정비에 나섰다. 지난 9일 발표한 ‘학원 교습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학원비를 불법으로 올려 받은 학원에 매출액의 최대 절반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고, 교습비 거짓 표시 등에 대한 과태료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인다. 불법 학원비를 신고한 학부모에게 주는 포상금도 10배로 올려 최대 2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내 학원법 개정을 추진한다.
다만 단속과 제도 정비만으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사교육비 총액은 2024년 기준 29조2000억원으로, 10년 전(2014년)에 비해 60.1% 늘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폭(21.2%)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비용 부과 방식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만큼, 점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제도 정비와 함께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입시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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