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view] 3가지가 꼬였다…깜깜한 전쟁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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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시상식에서 포착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휴전을 전격 연장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협상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휴전 연장으로 들어간 데에는 무엇보다 미국의 강력한 ‘이란 해상 역봉쇄’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뒤 1차 종전 협상에 들어갈 때만 해도 이란은 유리한 상황인 듯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글로벌 에너지 위기감을 고조시켰고, 이는 미국 내 여론 악화로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이 수세에 몰리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차 협상 결렬 직후 미국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역으로 봉쇄하며 물자 유입을 차단하자 상황은 반전됐다. 가뜩이나 경제난에 시달렸던 이란은 ‘돈줄’이 끊기자 즉각적인 압박을 받았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전쟁 행위”라고 규탄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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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휴전 연장에도 ‘이란 봉쇄 작전’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미 해군은 이란 항구 봉쇄를 계속할 것”이라고 확인하며 “며칠 내로 이란 하그르섬의 (원유) 저장고는 꽉 찰 것이며, 취약한 이란의 유정들은 사용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석유 수출길이 끊기면서 석유 수출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의 원유 저장 시설이 곧 포화상태에 이르고 유정 원유 시추도 사실상 중단될 거라는 의미다.

다만 미국의 ‘역봉쇄’ 압박은 이란의 강경 대응을 유도하며 협상 여지를 좁히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란이 ‘휴전 합의 위반’을 이유로 계속 2차 종전 협상 참여 결정을 미루며 강 대 강 대치로 맞섰다는 점에서다.

이란 내부의 강온파 간 균열 양상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둘러싸고 노출된 이견이다. 지난 16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열흘 휴전’ 합의 이후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자국의 지정 항로를 전제로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개방될 것”이라고 했지만,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국의 역봉쇄를 빌미 삼아 ‘해협 재봉쇄’에 나선 것이다.

단일한 입장을 도출하지 못하는 구조가 협상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휴전 연장의 이유 중 하나로 “이란 정부가 예상대로 심각한 분열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란의 뿌리 깊은 불신도 협상 교착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맺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집권 1기 때인 2018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과 지난 2월 28일 시작한 ‘장대한 분노’ 작전도 이란과의 핵 협상이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기습적으로 감행해 이란의 불신을 키웠다.

전쟁 기간 내내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로 혼란을 키운 대통령에 대해선 미 행정부와 백악관 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이 엉망이고 책임 소재도 불투명하다”고 했다. 협상 교착의 원인이 역봉쇄였듯 재개의 관건도 미국이 쥔 해상 봉쇄 카드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의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상임대표는 21일 유엔본부에서 “미국이 해상 봉쇄를 끝내는 즉시 협상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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