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쿄대 가라” 공신, 만화 찢고 나왔다…日 발칵 뒤집은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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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나쁜 게 아니야. 방법이 잘못됐을 뿐이야’
21일 만화 캐릭터로 가득한 한 홈페이지에 이색 공지가 하나 떴다. 중·고교생이거나 고등학교 졸업 3년 이내인 사람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준다는 것이다. 선발 인원은 3명. 한 사람당 30만~60만엔(약 278만~557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데, 되갚을 필요는 없다. 여기에 붙은 이름은 ‘리얼 드래곤자쿠라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만든 이는 만화 드래곤자쿠라 원작자인 미타 노리후사(三田紀房·68)다. 그는 지난 1일 만화의 실제 버전인 드래곤자쿠라 재단을 설립했다. “변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소개 문구를 내세운 이 재단을 왜 세운 것일까.
만화 '드래곤자쿠라' 원작자가 최근 설립한 드래곤자쿠라재단 홈페이지. 만화처럼 가정형편 등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누구든 '도쿄대 합격'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드래곤자쿠라 재단 홈페이지
만화 드래곤자쿠라가 등장한 건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단샤가 내놓던 주간 청년 만화잡지인 모닝에 2007년까지 연재된 학원물로, 제대로 된 방법만 안다면 누구나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폭주족 출신 변호사 사쿠라기 겐지(桜木健二)가 파산 일보 직전 고교에 파견돼 공부와는 담을 쌓았던 꼴찌 아이들을 기발한 방법으로 가르쳐 도쿄대에 합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라마로도 제작됐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0년 ‘공부의 신’이란 이름의 TV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몰이를 했다.
‘모든 도전자에게 기회를’이란 목표로 만들어진 재단은 만화와 판박이 지원을 한다. 일본 전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주는데 도쿄대 학생과 좌담회, 온라인·대면 수업도 제공한다. 공부 방법과 공부 계획짜기, 시험 대비도 해준다. 원작자 미타는 마이니치신문에 “가능한 많은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재단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가 목표로 하고 있는 장학생은 3년간 10~20명. 재단 4년차부터는 외부 기부를 받아 지원을 더 늘릴 예정이다. 그는 “국가 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다양성을 창출하기 위해서도 지방의 아이들이 도쿄대를 목표로 하는 것이 큰 힘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본 '드래곤자쿠라' 만화 원작자인 미타 노리후사. 실제로 그의 만화를 보고 도쿄대에 들어갔다는 일본 청소년들이 많았을만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드래곤자쿠라 재단 홈페이지
미타와 함께 재단에 참여한 니시오카 이치세이(西岡壱誠)는 TV드라마를 감독했던 인물로, 실제로 이 만화를 계기로 2년간 재수해 도쿄대에 합격했다고 한다. 그는 재단 인사말을 통해 “이 재단은 ‘도쿄대에 합격할 것 같은 아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무리’라는 말을 듣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싶다”면서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이들의 등을 계속해 밀어주는 재단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화 출간 이후 일본 전역에서 “덕분에 도쿄대를 들어가게 됐다”는 편지를 많이 받았던 미타 역시 남다른 인사말을 남겼다. 그는 “만화와 드라마를 통해 배우는 것이 즐거워졌다,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만화가로서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고 했다. 그는 “학습은 본래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실에선 환경에 따라 그 기회의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드래곤자쿠라 재단을 통해 그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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