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일리 ‘준영’ 오브라이언의 문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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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은 올 시즌 13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계 선수 최초로 MLB 구원왕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계 강속구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MLB)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7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팀이 5-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오브라이언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과 3분의 1이닝 동안 비자책으로 1점을 허용한 게 전부다. 3승 무패 7세이브. 세이브는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 파드리스·8세이브)에 이어 리그 2위다. 올 시즌 MLB에서 10경기 이상 등판한 마무리 투수 가운데 자책점이 없는 투수는 밀러와 오브라이언, 단 둘뿐이다.
오브라이언은 시속 16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진다. 오랫동안 유망주로만 머물다가 지난해 제구가 좋아지면서 세인트루이스의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 3승 1패 6세이브 6홀드에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했다. 올해는 소방수 자리를 꿰찼다. 평균자책점 ‘0’만큼이나 안정적인 제구력도 눈에 띈다. 삼진 15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45, 피안타율이 0.136으로 ‘알고도 못 치는’ 수준이다. 강한 구위로 장타를 억제하면서 짧은 이닝을 막아야 하는 마무리 투수에게 최적의 조건이다.

오브라이언과 그의 부모. 왼쪽이 어머니인 한국계 미국인 케리 홍. [사진 오브라이언 SNS]
현지 언론의 평가도 당연히 좋다. 발리 스포츠 미드웨스트는 “오브라이언의 패스트볼은 스피드건에 찍히는 숫자 그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며 “특히 하이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는 타자들이 궤적을 알고도 건드리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썼다. 오브라이언의 어머니는 한국계 미국인 케리 홍 씨다. LA 다저스의 토미 현수 에드먼처럼, 미들 네임으로 한국 이름 ‘준영’을 사용한다. 남동생 이름은 브랜던 재영 오브라이언. MLB 홈페이지는 그를 ‘조니 오브라이언의 손자’로 소개하고 있다. 할아버지 조니와 작은할아버지 에디는 쌍둥이 형제로, 1950년대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함께 뛴 빅리거였다. 특히 조니는 투수와 2루수를 겸업했던 ‘원조 이도류’로 이름을 날렸다.
오브라이언은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뻔했다.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늘 내가 한국계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왔다. 한국팀에서 뛴다면 어머니가 가장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도중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 통증을 느끼면서 결국 출전이 불발됐다.
국가대표의 꿈을 접고 훈련에 매진한 오브라이언은 올 시즌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빅리그 최저 연봉(78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는 그가 싱커·스위퍼·슬라이더 세 구종으로 내로라하는 MLB 강타자들을 돌려세우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만약 (세이브 1위) 밀러가 없었다면, 오브라이언은 지금쯤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을 것”이라고 썼다.
오브라이언이 7번째 세이브를 올린 론디포파크는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과 WBC 8강전을 치른 바로 그 장소다. 그가 WBC 대표팀에서 한국을 위해 공을 던졌다면? 야구에 ‘만약’은 의미 없다지만, 못내 아쉬운 상상이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계 선수가 MLB 구원왕에 오르는 최초의 ‘사건’은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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