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정몽규 회장 징계 요구 적법”…“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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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7일 오후 충남 천안 서북구 코리아풋볼파크 개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또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도 잘못됐다고 법원이 지적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이정원)는 23일 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요구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문체부의 조치요구들이 모두 적법하고, 문체부가 할 수 있는 재량권 범위 내에서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문체부의 조치요구가 위법하다는 축구협회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체부가 축구협회 자체 규정에서 정한 징계 양정 기준에 따라 징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체부의 징계가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축구협회 측은 문체부의 징계로 협회 인사위원회의 징계심의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문체부가 징계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들어 원고 측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우선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의 감독 추천 기능이 무력화됐고, 정 회장이 감독 선임 과정에 권한 없이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국가대표 감독 추천 권한은 전강위에, 감독 선임 권한은 이사회에 있는데도 축구협회가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현 국가대표 감독을 추천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사회의 감독 선임 권한이 형해화됐다”며 “홍명보 감독 선임시 감독추천권한이 없는 이임생 이사가 감독 추천을 했다”고 판단했다. “정해성 전강위 위원장이 사퇴하는 즉시 전강위가 다시 감독추천 권한을 가지므로, 이임생 이사가 적법하게 감독 추천 권한 등을 승계받았다고 할 수 없고, 이사회 서면결의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거나 토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재판부는 이날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부적정 외에도 ▶연령별 국가대표팀 지도자 43명의 선임 업무 처리 부적정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업무 처리 부적정 ▶2023년 축구인 사면 업무 처리 부적정 ▶비상근 임원 자문료 지급 부적정 ▶아시아축구연맹 P급 지도자 강습회 운영 부적정 ▶대한축구협회축구사랑나눔재단 운영관리 부적정 ▶개인정보보호 업무처리 부적정 ▶직원 복무관리 및 여비지급 기준 부적정 등 지적사항 모두에 대해 문체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축구협회는 정 회장에 대한 중징계 등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문체부에 그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축구협회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문체부는 공공감사법에 따라 다시 감사를 할 수 있다.
다만 문체부가 정 회장을 직접 징계할 권한은 없다. 축구협회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까지 두 번 더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 법원이 지난해 2월 축구협회의 집행정지를 인용한 상황이기 때문에 문체부의 조치 요구 역시 선고 후 30일까지 집행이 정지된다.
재판부가 홍명보 감독의 선임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홍 감독의 지위를 다투는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직이 상실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올해 6월 개최 예정인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홍 감독이 계속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을 수 있다.
문체부, 정 회장 중징계 요구
이번 소송은 2024년 11월 문체부가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불거졌다. 당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불공정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축구협회 특정감사에 나섰다. 이후 문체부는 특정감사 결과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사항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정 회장과 김정배 당시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에 대해 책임을 물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축구협회 임원 16명을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클리스만 전 국가대표 감독과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정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측이 전강위의 감독 추천 권한을 침해했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클린스만 전 한국 감독이 한국-미국전이 열린 경기장을 찾았다. 아들을 보기 위해 왔지만, 조너선 클린스만은 벤치만 지켰다. 사진 tvn 중계화면 캡처
문체부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축구협회가 부처 승인 없이 대출을 받았고, 승부조작에 관련된 축구인 100여명을 부당하게 사면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비상근 임원에게 정기적 급여성 자문료를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조치를 요구했다.
문체부의 징계 요구에도 정 회장은 2024년 12월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축구협회는 특정감사 심의 신청을 냈지만 문체부가 이를 기각함에 따라 행정소송에 이르렀다.
2020년 11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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