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판 CIA' 국가정보국 창설 日…"中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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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AFP=연합뉴스
살상무기 수출을 전면 허용한 일본이 이번엔 국내외 정보 기능을 강화하는 ‘국가정보국’ 신설을 사실상 확정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내건 ‘강한 일본’을 향해 나아가는 모양새다.
일본 중의원(하원)은 23일 본회의를 열고 ‘국가정보회의 설치법안(国家情報会議設置法案)’을 통과시켰다. 국가정보회의는 총리를 의장으로 국가공안위원장, 관방장관, 법무장관, 외무장관 등 9개 각료들로 구성되는 기관으로 자국 안전보장과 관련된 중요 정보를 수집하고, 외국 스파이 활동에 대한 대응 방침 등을 마련한다.
특히 이 법안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다카이치 총리가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일본판 CIA(중앙정보국)’ 국가정보국 신설이다. 일본 국내·외 정보 수집 등 인텔리전스 기능 강화를 위해 내각정보조사실, 경찰청, 외무성, 공안조사청 등 각 기관에 정보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르면 오는 7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은 프라이버시 침해와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들어 반대했지만, 국민민주당·참정당 등 보수 야당은 스파이방지법·정보기관 강화를 자체 공약으로 내걸어왔기 때문에 향후 참의원(상원) 심의에서도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판 CIA 왜?
일본은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조직이 없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경찰청·외무성·공안조사청 등 여러 기관에 흩어진 정보 수집·분석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 보수 정치권에서 제기되어 왔다.

방호 장비를 착용한 경찰관들이 지난해 12월 3일 도쿄 항만에서 진행된 확산방지구상(PSI) 해상 차단 훈련 ‘퍼시픽 실드 25’의 일환으로 화물을 점검하던 중 수상한 물질을 발견해 대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5년 1월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두 명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지자, 해외 정보기관에 의존해 협상이나 구조에 나서는 한계를 지적하며 해당 조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특히 서방 정보 동맹인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정보 협력체 ‘파이브 아이즈’에 합류하려면 그에 걸맞은 정보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과 북한 등의 위협이 고조되면서 외국의 첩보 활동과 공작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도 2월 20일 시정방침연설에서 일본이 “전후 가장 엄혹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질 높은 정보를 적시에 모아 국가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아랫줄 가운데) 전 총리와 다카이치 총리(아랫줄 오른쪽). 아베 내각은 국가정보국 창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AP=연합뉴스
총리 권력 비대화·민주주의 위축 우려도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단 총리 권력의 비대화다.
선거에 연승하며 최장기 재임 기록을 세운 아베 전 총리가 ‘1강’ 체제로 강력한 권한을 휘둘렀던 만큼, 여기에 국가정보국까지 더해졌다면 권력 균형이 무너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당시에도 제기됐다.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이번 법안에도 국가정보국을 통제하거나 견제할 국회나 제3의 기관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다.
또한, 개인정보나 프라이버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도쿄신문은 법안이 제출된 지난 3월 사설을 통해 “정부는 외국의 스파이 활동이 일본의 국익을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는데, 정보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스파이 적발을 구실로 헌법이 보장하는 프라이버시와 ‘사상·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면 민주주의의 토대가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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