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가 안보 해칠 우려”…日 MBK의 기업 인수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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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경제 안보’를 내세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일본 기업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MBK의 일본 공작기계 회사 마키노 프라이스 제작소 인수 계획에 중단 권고를 내렸다. 외환관리법에 근거해 경제 안보 상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경제 안보를 내세우며 해외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 심사 강화에 나선 가운데, 외국계 사모펀드의 일본 기업 인수가 저지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일본은 영국 투자펀드의 일본 전력회사 주식 추가 매수를 금지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외국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를 심사하는 ‘대일 외국인 투자 위원회’ 설립도 추진 중으로, 외국계 자본의 일본 기업 인수 장벽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사 본사 모습. 뉴스1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회견에서 “외환관리법에 근거해 재무성 및 경제산업성이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투자는 국가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심의회 의견을 청취한 뒤 중단 권고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월 국회에 제출된 대일 외국인 투자 위원회와 관련해 “국가 안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해외 직접 투자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이른바 ‘일본판 CFIUS(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설립을 포함해 해외 직접 투자 심사제의 고도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일 외국인 투자위원회는 재무성과 경제산업성, 국가안보국(NSS) 관계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 제동의 배경엔 공작기계 산업의 중요성이 있다. 금속을 깎아내는 등 가공하는 기술은 전기·전자 제품은 물론 자동차·무기 생산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본이 외환법에 근거에 공작기계 기술 유출에 날을 세우기 시작한 데엔 1987년의 ‘도시바기계 사건’이 있다. 도시바가 50.1% 지분을 보유한 이 회사는 당시 노르웨이를 경유해 러시아에 공작기계를 수출했는데, 미국 국방부 조사 결과 당시 소련의 원자력 잠수함 프로펠러를 제작하는 데 쓰인 것으로 드러나며 미·일 외교문제로까지 비화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이번 인수 제동에 MBK는 권고 후 10일 이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기한은 오는 5월 1일이다. 이를 거부할 경우 정부가 인수 중단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마키노 프라이스는 이번 권고안과 관련해 “기업 가치 향상 방안과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 환원 방안 강화 등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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