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Cooking&Food] 소박하지만 특별한 일본 가정식 한 끼
-
3회 연결
본문
『집에서 즐기는 일본 요리 수업』
김은재 요리연구가의 10년 노하우
음식 문화부터 조미료 가이드까지
조리 과정도 촘촘히 사진으로 담아

레시피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의 어깨너머로 배우고 서툴게 따라 하면서, 결국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지점을 찾아야 비로소 한 그릇의 요리가 완성된다. 요리 연구가는 그 여정의 시작을 제안할 뿐, 마침표를 찍는 주인공은 오롯이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된 요리책보다 만드는 이의 삶과 ‘지금’이 보이는 책에 마음이 먼저 혹한다. 아이 유아식을 고민하고 손님치레에 땀 흘리던 누군가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그런 책 말이다.
최근 눈길을 끈 요리책은, 송도에서 10년간 일본 가정식을 가르친 ‘펭귄 스튜디오’ 김은재 요리연구가의 기록, 『집에서 즐기는 일본 요리 수업』이다. 왜 이 책이었을까? 답은 의외로 명확했다. 너무 많이 먹어도, 그렇다고 대충 때워서도 안 되는 나이가 되니, 반찬 하나라도 정갈하게 나를 위해 차려 먹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배를 채우는 기술이 아니라 나를 대접하는 마음을 배우고 싶었다. 저자는 그 지점을 건드렸다.
그는 “일본 요리의 정답은 없다. 편안하게 즐기기 위한 책을 만들었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10년 노하우를 한 권에 담으려는 욕심이 가득하다. 일본 가정식의 지역별 음식 문화부터 맛의 한 끗을 결정하는 필수 조미료 가이드까지, ‘일본 가정식의 기본’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한 상에 조리법과 색감 중복을 피해 완결성을 추구하는 일본의 밥과 찬의 구성 일즙삼채.
특히 8개 장으로 구성된 100개의 방대한 레시피가 펼치는 식탁 풍경이 흥미롭다. 1장은 일본 가정식의 근간 ‘일즙삼채(一汁三菜)’를 다룬다. 한국과 세 가지 반찬을 곁들이는 이 방식은 밥과 찬을 기본으로 하는 아시아권의 공통된 정서지만, 일본 특유의 섬세함이 숨어 있다.
한국 반상은 국과 밥을 따로, 반찬은 나누는 ‘공유’의 미학이라면, 일본은 개인별 상차림 안에서 조리법과 색감 중복을 피해 완결성을 추구한다. ‘누구와 먹는지’만큼이나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에 집중하는 일본식 탐미주의가 한 상 안에 응축된 것이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일본 요리의 전 영역을 거침없이 훑는다. 2장에서는 오야코동, 카이센동 같은 든든한 한 그릇 음식을, 3장에서는 보기만 해도 정갈한 도시락을 소개하며 우리가 동경해온 일본의 식탁 이미지를 현실로 불러온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4장 일식 튀김, 5장 나베와 카레, 6장 이자카야 안주를 거쳐 7장 초대 요리 세트와 8장 디저트까지, 이 책 한 권이면 집에서도 ‘일본 미식 여행’의 기승전결이 완성된다.
소개 방식도 친절하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조리 과정을 촘촘히 보여주는 사진이 ‘따라 하기’의 심리적 문턱을 낮췄다. 저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늦깎이 요리 유학생으로 시작해 핫토리영양전문학교와 도쿄 현지 주방에서 몸으로 익힌 시간을 담담히 전하며, “당신이 즐거우면 그것이 정답”이라며 독자를 다정하게 응원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