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기뢰 추가 설치하고, 방공미사일 소리 ‘펑펑’…중동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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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전경.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방공망이 가동됐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안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면서도 전쟁 재개 준비는 마쳤다고 밝혔다. 중동 정세가 다시 전운에 휩싸이는 양상이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23일(현지시간) “테헤란 여러 지역에서 적대적 목표물 요격을 위해 방공 시스템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 역시 이날 “테헤란 동부와 서부 일대에서 방공 미사일 발사 소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다만 방공망이 겨냥한 대상의 정체나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이란 지도부는 단결을 강조했다. 이날 IRNA에 따르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란 국민 사이에 형성된 놀라운 단결로 인해 적 내부에 균열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응집력은 더욱 강력하고 강철처럼 견고해졌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결국 적들은 굴욕과 치욕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공습으로 사망한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현 최고지도자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얼굴이 담긴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외부 세력의 심리전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모즈타바는 “적의 미디어 작전은 국민의 심리를 직접 타격함으로써 내부의 단결을 저해하고 국가 안보를 흔들려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부주의와 방심으로 인해 이러한 악의적인 의도가 실현되는 것을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이날 X(옛 트위터)에 “이란에 강경파나 온건파는 없다.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일 뿐”이라며 “국민과 정부의 철통 같은 단결과 혁명 최고지도자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통해, 침략을 일삼는 범죄 세력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썼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X에 “전장과 외교는 하나의 전쟁 안에서 완벽하게 조율된 두 개의 전선”이라며 “이란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하나로 뭉쳐 있다”고 썼다. 최근 미국과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제기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군부와의 갈등설을 일축하고 내부 결속을 부각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추가로 설치하며 전쟁 재개 시 대응 능력 강화에도 나선 상황이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당국자를 인용해 “IRGC 해군이 이번 주 호르무즈에 기뢰를 부설했다”고 보도했다. 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어떤 선박이든, 아무리 작은 보트일지라도 발견 즉시 사격해 격침하라고 미 해군에 명령했다”고 썼다.
다만 우호국에는 해협 통행료를 면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젬 잘랄리 주러시아 이란 대사는 이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일부 국가에 통행료 예외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며 “향후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이란 정부는 우호국에 대한 예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수뇌부와 안보 전황 평가 회의를 진행 중인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가운데). 사진 이스라엘 국방부
이스라엘은 공격을 부인하고 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은 이란을 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군 수뇌부와 함께한 안보 전황 평가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스라엘군은 방어와 공격 모두에서 대비를 마쳤으며, 타격 목표 설정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재개될 경우 하메네이 일가 등 이란 지도부를 우선 목표로 거론했다. 카츠 장관은 “무엇보다 먼저 이스라엘 절멸 계획의 주모자인 하메네이 일가와 이란 테러 정권 지도부의 후계자들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핵심 에너지 및 전력 시설을 폭파하고 국가 경제 기반 시설을 무너뜨려 이란을 어둠과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 정권이 이미 입은 막대한 타격에 더해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에 파괴적인 일격을 가함으로써 정권의 근간을 흔들고 붕괴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앞서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은 지난 21일 “이스라엘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휴전 종료 후 전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휴전이 시작된 직후부터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동원한 훈련을 하는 등 전쟁 재개를 준비해 왔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오는 25일 종료 예정이었던 휴전을 연장하기로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은 3주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은 이란 전쟁 이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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