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기자의 V토크] 한국에 미쳤다, 틸리카이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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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 미친 사나이’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사진) 감독이 한국에 돌아왔다. 프로배구 명가 삼성화재의 부활을 이끌기 위해서다.

삼성화재는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1995년 창단한 이후 8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05년 프로(V리그) 출범 후에도 최다 우승(8회) 팀이다. 배구야말로 삼성의 ‘일등주의’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여겨졌다. 그런 무적함대에 금이 간 건 2014년 무렵부터다. 삼성그룹 내 여러 스포츠단 운영을 제일기획이 맡으며 투자를 대폭 줄인 게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끝난 2025~26시즌도 최하위(6승 30패)였다.

이제껏 신진식, 고희진, 김상우 등 삼성화재 출신 스타 감독 선임으로 순혈주의를 고집했던 삼성화재가 구단 첫 외국인 사령탑인 틸리카이넨 감독을 영입한 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일갈로 과감한 변혁을 주문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33년 만에 코트 위로 소환한 것과 다름없다.

최근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국 생활도, 배구도 너무 좋았다”며 “(감독 제의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21년부터 4시즌 동안 대한항공을 이끌며 V리그를 경험했다. 같은 기간 우승 3차례, 준우승 1차례를 기록했다. 유럽 배구의 강호인 프로옉트 바르샤바(폴란드) 감독을 맡고 있던 그는 시즌 도중 감독직을 사임했다. 바르샤바가 정규리그 2위로 순항 중이었지만 미련 없이 V리그 복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한국이 그리웠다. 대한항공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V리그 경기를 틈틈이 챙겨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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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우진(오른쪽) 등 젊은 피와 함께 삼성화재 부활을 꿈꾼다. [뉴시스]

과거 삼성화재는 김세진, 신진식, 최태웅, 여오현 등 국가대표급 진용으로 주목받았던 팀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 배구대표팀 명단에 삼성화재 소속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럼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이 걱정보다 기대를 앞세우는 건 이우진(21), 이윤수(23), 김준우(26), 양수현(24), 김요한(23) 등 ‘젊은 피’에게서 희망을 보기 때문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최우선 과제는 스스로와 서로에 대한 믿음의 레벨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면서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배구로 팀 분위기를 바꾸겠다. 리그의 각종 평균 기록을 기준점으로 삼아 ‘그보다 나은 모습’을 요구하며 하나씩 고쳐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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