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선당후사 반복하다 하남갑 앞에 선 이광재…이번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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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하남갑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던 이 전 총장의 모습. 우상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수도권 격전지인 경기 하남갑에 ‘원조 친노’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투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남갑은 민주당이 압승한 지난 총선에서도 당시 5선이던 추미애 의원이 비례대표 출신인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총력전 끝에 1.17%포인트 차(1199표) 진땀 승리를 거뒀을 만큼 보수세가 만만찮은 지역이다. 추 의원이 지난 7일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되며 당내에선 무게감 있는 인물의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지난 20일 전략공천 기자간담회 뒤 이 전 총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고,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에 출전해도 경쟁력이 있다”며 “선당후사를 실천한 분들이 전략공천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2020년 정계복귀 이후 정치적 갈림길마다 당의 요구에 따라 쉽지 않은 판에 몸을 던졌었다. 그 결과 선택 당시엔 당내서 박수를 받았지만, 개인적으론 정치적 내리막을 탔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열린 2022년 지방선거에선 “후보가 없다”는 당의 요청에 응해 패색이 짙은 강원지사에 출마했다가 김진태 지사에게 패했다.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온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된 지 9년 만인 21대 총선에서 당선돼 한창 의정 활동을 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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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일 강원도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대통령 이재명과의 동행' 출판기념회에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년 뒤 22대 총선에선 20년 넘게 살아 온 종로 출마를 원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에게 양보했다. 이 전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곽 의원과 경쟁하는 건 도의상 맞지 않다는 생각에 맘을 접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연고도 없는 성남 분당갑에 차출됐다가 안철수 의원에게 또 패했다.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선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던 강원지사 후보 자리마저 우상호 전 정무수석에게 넘기며 불출마를 택했다. 공교롭게도 2022년 이 전 총장에게 낙선이 뻔한 강원지사 출마를 요구했던 인물이 바로 우 전 수석이었다. 정 대표는 이 전 총장의 세 번째 양보 이후 “살신성인, 선당후사의 통 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하남갑 보궐선거 역시 정치적으로 적잖은 리스크를 안아야 하는 도전이다. 지역구를 또 옮겨 낙선한다면 정치적 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전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올해 강원지사를 양보하려 할 때도 참모들의 반대가 컸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럼에도 최근 이 전 총장과 대화를 나눴다는 민주당 중진 의원은 “당이 요구한다면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전 총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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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뉴스1

당초 민주당은 이 전 총장의 전략공천지로 평택을도 검토했다. 당선 무효형을 받은 이병진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8.47%포인트 차로 이긴 지역이라 하남갑보다 표밭이 낫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평택을 출마를 선언한 뒤, 이 전 총장은 “지역구를 두고 조국과 맞서는 건 선택지에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당내에선 이 전 총장이 하남갑에 나설 경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분당갑 지역위원장을 이어 맡고, 대법원 판결 뒤 2028년 총선에 도전하는 형태로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보궐 전략공천 대상자로 함께 거론되는 김용남 전 의원의 행보도 남은 변수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거친 김 전 의원은 각종 방송에서 자신이 하남갑의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친윤석열계인 이용 전 의원과 이창근 하남을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유승민 전 의원을 투입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당에서 이 전 총장 카드까지 꺼내 든 데는 이번 재·보궐의 판이 커진 탓도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뛰어들며 재·보궐 실시 지역이 현재까지 13곳으로 불어났다. 사실상 ‘미니 총선’이 된 셈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이기고도 재·보궐에서 국민의힘이 의석을 다수 건지면 정 대표 입장에선 반쪽 승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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