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욕은 시급 21달러 보장…韓 배달라이더 최저임금 첫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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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첫 전원회의가 열리는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만320원. 

최저임금이 1만원 시대에 접어들면서 논의의 초점이 ‘인상’에서 ‘확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올해는 최저임금 심의 역사상 처음으로 배달라이더·택배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 적용 문제가 공식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노동계는 이들에 대해 일반 근로자보다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적용하거나 최소보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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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최저임금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최저임금위원회]

2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발간한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적정임금 보장방안 연구’ 보고서는 도급제 최저임금과 관련해 두 가지 방식을 제시했다. 첫째는 현행 최저임금처럼 시간당 기준을 적용하되, 뉴욕시 사례처럼 대기시간 등을 고려해 노동시간을 산정하고 이때 최저임금은 기존 근로자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자는 방안이다. 산재보험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 부담이 더 크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도 노동자가 직접 부담하는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다른 방식은 건당 최소가격을 설정하는 방안이다. 영국의 도급제 공정단가 제도를 참고해 시간당 평균 작업량과 보수를 고려해 건당 최소가격을 산정하자는 내용이다.

최임위 관계자는 “노동부 연구용역은 우선 추가 적용이 필요한 규모와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이를 테이블에 올릴지도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며 “적용 대상 노동자가 누구이고 얼마나 될지부터 시작해 최저금액을 시간급으로 할지 건당 최소보수 방식으로 할지 등 검토해야 할 쟁점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적용 대상을 시작으로 적용 방식 액수 산정까지 쟁점이 '첩첩산중'이란 이야기다.

해외에서도 배달근로자 등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식은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호주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배달노동자 최저임금 보장제 도입을 확정하고, 노사 합의를 거쳐 올해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은 2026년 7월 1일부터 주문 수락부터 배달 완료까지의 ‘유효 업무시간’에 대해 시간당 31.3호주달러를 보장해야 한다. 이는 호주 전국 최저시급 24.95호주달러에 임시직 가산금 25%를 더한 수준이다.

미국은 뉴욕시에 한해 2023년 12월부터 배달라이더 최저임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앱 접속 전체 시간에 대해 분당 수당을 지급해 환산 시급 21.13달러(2026년 기준)를 보장하거나, 주문 수락부터 배송 완료까지의 시간만 반영하되 더 높은 분당 단가를 적용하는 두 가지 방식이다.

스페인은 2021년 8월 세계 최초로 플랫폼 배달노동자를 원칙적으로 ‘노동자’로 추정하는 이른바 라이더법을 시행했다. 한국에서 논의되는 근로자추정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배달노동자를 사실상 근로자로 인정해 최저임금을 비롯한 각종 노동법상 보호를 적용받도록 한 것이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최소가격제 등이 도급제 최저임금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가격과 보수 수준이 업종마다 달라 국가가 일률적으로 정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노사 간 합의와 사회적 공감을 통해 기준을 도출하는 절차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정부가 단일한 숫자를 정해 일괄 적용하는 방식은 도급제 노동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호주 역시 우버이츠(Uber Eats)와 도어대시(DoorDash)가 호주 운수노조와 체결한 합의안 초안을 호주 공정노동위원회가 승인하는 방식이었다.

경영계는 도급제 최저임금 논의가 또 다른 최저임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도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 별도의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노동계가 시간급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적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우회적으로 최저임금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될 수 있어, 이미 큰 인건비 부담을 키우고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영계는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에 대해 업종·직군별 구분 적용을 맞불 카드로 내세울 것으로 보여 노사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첫 회의부터 민주노총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갈등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논의 자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곧바로 제도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최임위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권고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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