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총 맞고도 농담...총격 벌어진 호텔, 45년전 레이건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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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총격 사고 직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총격 사건이 벌어진 곳은 워싱턴 힐튼 호텔이다. 45년 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탄에 쓰러진 현장이기도 하다. 미국 정치사의 뼈아픈 과거가 다시 소환됐다.

AP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30분쯤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연례 만찬 행사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총성은 연회장 인근에서 들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등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건 45년 전인 1981년 3월 30일, 공화당 소속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25세 청년 존 힌클리 주니어의 총탄에 맞은 이른바 ‘레이건 암살 미수 사건’의 현장이라서다. 당시 연설을 마치고 호텔 입구를 나서던 레이건 대통령은 힌클리가 쏜 6발의 총알 중 한 발을 맞았다.

대통령 전용차 방탄유리를 맞고 튕겨 나온 총탄이 레이건의 왼쪽 겨드랑이를 파고들었다.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폐에 구멍을 낸 총탄은 심장에서 불과 2.5㎝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그는 인근 조지 워싱턴대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곧바로 폐혈관을 꿰매고 총알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절박한 상황에서 레이건을 돋보이게 한 건 병상에서 보여 준 그의 여유였다. 그는 피격 직후 아내 낸시에게 “내가 몸을 숙이는 걸 깜빡했소(I forgot to duck)”라고 농담을 건넸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는 의료진을 향해 “당신들이 모두 공화당원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원이었던 집도의는 “오늘 하루는 우리 모두가 공화당원”이라고 응수했다.

레이건은 12일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위기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당시 70세 대통령의 의연한 모습에 지지율은 단숨에 73%까지 치솟았다.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는 남은 임기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공교롭게도 트럼프가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 레이건이다. 트럼프도 2024년 대선 유세 도중 귀에 총을 맞았는데도 주먹을 불끈 쥔 채 “싸우자(fight)!”고 외쳐 지지자를 열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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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힐튼 호텔 전경. 사진 위키피디아

1965년 개관한 워싱턴 힐튼 호텔은 대규모 연회장을 갖춰 워싱턴 사교계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WHCA 연례 만찬이 수십 년 간 열린 유서 깊은 곳이다. 두 차례나 대통령을 노린 피격사건이 벌어졌지만, 본래 워싱턴에서 가장 안전한 행사장으로 꼽힌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호텔은 ‘프레지던트 워크’라는 차폐 통로를 따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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