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강경파가 장악한 이란, "종전협상 진전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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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 내부에서 강경파가 의사 결정을 장악한 상황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강경파들은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차단하는 공포 정치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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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병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서 컨테이너선 ‘에파미논다스’를 나포하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와 중요위협프로젝트(CTP)는 25일(현지시간) 공동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내 의사결정 구조가 군부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과 그의 핵심 측근들이 사실상 정권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바히디 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군부 이너서클이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을 비롯한 민간인 관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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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ISW는 미국과의 협상에 나선 이란 협상팀이 지속적으로 불분명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원인도 이러한 권력 구조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권이 없는 협상팀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1차 회담에서도 독자적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고, 따라서 모호한 태도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ISW는 “이란 협상팀은 유연성 없이 최대 요구를 고수하고 전제 조건을 활용해 협상을 지연시키거나 차단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이는 IRGC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실권을 쥔 IRGC가 미국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있어 앞으로의 협상도 실질적 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동안 군부와 민간 관료를 중재해온 최고지도자의 공백 상황이 강경파와 협상파의 파벌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현재까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즈타바가 부상을 입고 은둔 중이며, 따라서 국정운영을 IRGC에 맡기고 있다고 추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지도부는 심각한 내분과 혼란에 빠져 있어 누구도—심지어 그들 자신조차—누가 실권자인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서로 싸우고 있고, 누가 결정권자인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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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처형된 수감자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시위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외교 교착과 맞물려 이란 내부에서는 공포 통치를 통한 통제 강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IRGC 정보조직은 최근 성명을 통해 쿠르디스탄·케르만샤 등 서부 지역에서 반정부 세력과 연계된 조직들을 적발·해체했다고 밝혔다고 타스님통신이 25일 전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이 체포되고 무기와 탄약, 폭발물 등이 대거 압수됐으며, 일부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계된 인물로 지목됐다고 한다. 당국은 이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아 군사 공격 기반을 조성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강경 기조는 사형 집행 확대에서도 확인된다. 노르웨이 기반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관련 시위자 4명(모하마드레자 마지디 아슬, 비타 헤마티, 베흐루즈 자마니네자드, 쿠로시 자마니네자드)이 최근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징역형과 자산 몰수 판결도 함께 내려졌다. IHR은 최소 30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형을 선고받았고 수백 명이 사형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5년 제정된 ‘간첩 및 적대국 협력 처벌 강화법’이 처벌 범위를 크게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에서 처형 위기에 놓인 여성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들을 살려야 한다”고 올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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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카라지 라자이샤르 교도소 수감 중이던 바박 알리푸르가 감방 안에서 철창에 기대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 종이에는 반정부 단체 ‘이란 인민무자헤딘(PMOI)’ 창설 60주년을 기념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 가디언 캡처

영국 가디언은 “최근 한 달 동안 정치범 8명과 시위대 8명 등 최소 16명이 교수형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반 압도르라흐만 보루만드 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형 집행은 612건에 달하며, 인터넷 차단과 사법 불투명성으로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IHR 설립자 마흐무드 아미리 모그하담 대표는 본지에 “혼란을 조성하고 대중의 민감도를 낮추려는 의도”라며 “공포를 확산시켜 체제 도전을 억누르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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