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日 1060의 '롤모델' 된 K팝 아이돌…도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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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어찌나 최선을 다하는지…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요. 평생 좋아할거예요”
지난 25~26일 일본 요코야마시 닛산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펼치는 동방신기의 모습.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지난 2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시 닛산 스타디움 앞. 2세대 K팝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일본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 ‘레드 오션(RED OCEAN)’ 콘서트를 보러온 히로코(59)씨 “2011년부터 동방신기 팬”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고베 지방에서 왔다는 그는 “일본 아티스트 중에선 이렇게 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한해에 동방신기 콘서트를 8번 정도 본다”고 했다.동생과 조카·사위와 함께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콘서트장을 찾은 마츠오(55)씨는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노래로 팬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좋아 13년째 팬클럽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방신기는 일본 최대 경기장 닛산 스타디움에서 3시간30분 동안 ‘리부트(Reboot)’ ‘와이(Why?)’ 등 히트곡 31곡을 라이브로 소화했다. 구장을 ‘ㅁ자’ 형태로 둘러싼 총 길이 470m의 무대를 종횡무진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 7만여명은 공연 내내 붉은색 응원봉을 흔들며 화답했다. 공연 후반부가 되자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눈물을 글썽이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일본어로 여러 차례 반복했다. 앵콜 무대에서 두 사람이 각각 175m 길이의 무대를 양쪽에서 전력 질주하며 인사하는 모습은 SNS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무대를 마친 유노윤호는 “제가 올해 40살이다. 3시간 넘는 공연 끝에 전력질주 퍼포먼스를 하는 게 쉽진 않지만 감사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다”고 했다. 동방신기는 2013년 해외 가수 중엔 처음으로 닛산 스타디움에 입성해 지금까지 해외 아티스트 중 닛산 스타디움 최다 공연 기록(7회)을 세웠다.
26일 오후 3시 도쿄도 분쿄구에 위치한 도쿄돔에는 4세대 걸그룹 에스파를 보러 온 10~20대 팬들이 경기장 입구를 가득 메웠다. 에스파의 얼굴이 새겨진 굿즈를 들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던 케이나(26)씨는 “닮고 싶은 청량함 때문에 에스파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함께 공연장을 찾은 동생 유나(24)씨는 “에스파는 한국어·일본어·영어를 다 잘한다. 내가 닮고 싶은 롤모델”이라며 “무대를 보고 나면 에스파도 나도 내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평생 좋아할테니 일본에 또 와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닛산스타디움에서 공연하는 동방신기.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이날 에스파 멤버 4명이 정규 1집 타이틀곡인 ‘아마겟돈’ 전주와 함께 게임 속 여전사처럼 등장하자 도쿄돔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히트곡인 ‘넥스트 레벨(Next level)’ ‘수퍼노바(Supernova)’ 등이 나올 때는 일본 공연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떼창’이 울려퍼졌다. 이날 에스파는 2시간30분 동안 24곡을 부르며 지난해 8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시작한 ‘액시스 라인(aeXIS LINE)’ 투어 25회 공연을 마쳤다. 카리나는 “일본 관객들의 함성과 응원 구호가 점점 커진다. 한국 같아서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지난 25~26일 일본 도쿄돔에서 공연한 에스파.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지난 25~26일 주말 내내 일본 수도권 4개의 대형 경기장이 동시에 K팝 공연으로 들썩이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동방신기와 에스파 외에도 3세대 걸그룹 트와이스와 K팝 밴드 데이식스가 각각 도쿄국립경기장과 도쿄 게이오아레나를 채웠다. 이 기간 네 그룹이 동원한 관객 수만 총 41만명에 이른다.
일본에서 K팝의 인기는 1.5세대 아이돌 보아부터 이어져왔다.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한 2세대 아이돌의 현지화 노력이 뿌리내린 결과 4세대에 이르러선 특별한 현지화 전략 없이도 인기를 구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일본 앨범만 10집 이상 발매한 동방신기는 이번 콘서트에서 부른 31곡 가운데 ‘와이(Why?)’ ‘라이징 선(Rising Sun)’ ‘“오”-정.반.합’ 등 세 곡을 제외한 28곡이 일본 발표곡이었다. 두 멤버 모두 원어민 수준의 일본어를 구사한다. 그 결과 2006년부터 올해까지 일본에서 누적 265회 단독 콘서트로 631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반면 일본 데뷔 3년차인 에스파의 이번 도쿄돔 공연은 대부분 한국어 히트곡으로 채워졌다. 일본 공개 곡은 ‘줌줌(ZOOM ZOOM)’ ‘선 앤 문(Sun and Moon)’ ‘애티튜드(ATTITUDE)’ 등 3곡에 불과했다.
과거 K팝 아이돌 산업의 한 축이던 ‘유사 연애’ 성격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동방신기 최강창민은 2020년 결혼했지만, 지난해 일본 8개 도시에서 연 솔로 콘서트 20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민용준 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는 여전히 이성 K팝 가수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많지만, K팝 장르 자체의 매력에 매료되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아이돌의 장수가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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