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가 옳았다? 저커버그도 집 팔고 도망가게 만든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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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억만장자세' 도입에 찬성하는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억만장자라는 이유로 소득세와 별개로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런 의문을 두고 주민투표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일명 ‘억만장자세(Billionaire Tax)’ 도입을 주민투표에 부칠 전망이다. 억만장자세 도입을 추진해 온 전미 서비스노조 서부의료지부(SEIU-UHW)가 150만여명의 서명을 받아내면서다. 주민투표 안건으로 올리려면 87만500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올 초부터 진행한 서명 운동에서 기준을 훌쩍 넘는 실적을 냈다.

캘리포니아주 선거관리 당국은 서명 검증 절차를 거쳐 6월 말까지 주민투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증을 통과하면 투표는 11월 진행한다. 미국에서 부유세 관련 주민투표를 하는 건 처음이다.

억만장자세는 캘리포니아에 사는 순 자산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 이상 부유층이 자산 규모의 5%를 일회성 세금으로 내는 방식이다. 예정대로 추진할 경우 올해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 거주자에게 적용된다. 서명 운동을 추진한 노조 측은 “억만장자세를 걷으면 세수를 1000억 달러(약 150조원) 가량 확보할 수 있다”며 걷은 세금의 90%를 의료서비스, 10%는 공교육과 빈민층 식량 지원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억만장자세를 지지하는 쪽은 자산이 개인의 성취면서도, 사회가 만든 인프라·제도·노동의 산물이란 점을 강조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예산을 삭감하는 등 재정 위기 상황에선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게 공정하다는 입장이다.

반대론자는 부유층만 겨냥한 예외적 과세를 받아들일 경우 조세 체계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법적 안정성을 흔드는 선례가 된다고 우려한다. 소득이 아닌 자산에 과세하는 방식이 미 수정헌법 제16조가 규정한 ‘소득(Income)’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근거를 든다. 소득세는 벌어 들인 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물려야 하는데, 아직 실현하지도 않은 주식 등 자산에 대해 세금을 물릴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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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빅 테크 최고경영자(CEO)들. 앞줄 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한 명 건너)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NYT는 캘리포니아에 억만장자가 200여명 있다고 추산했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창업자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 이들이 비공개 메신저 시그널에 그룹 채팅방 ‘세이브 캘리포니아’를 만들어 억만장자세 도입을 막기 위해 논의해왔다며 “억만장자세가 실리콘밸리 거물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억만장자세로 많은 혁신 기업이 캘리포니아를 떠날 것”이라며 “기업이 떠나면 증세는커녕 매년 1억 달러 이상 세금 손실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내 기업 45곳을 폐업·이전했다. 거주지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옮겼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억만장자세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더 나은 캘리포니아 건설’에 4500만 달러(약 670억원)를 기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플로리다에 집을 샀다. 이밖에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전 우버 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등도 캘리포니아 부동산을 처분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을 언급했다.

높은 세율은 빅테크의 탈(脫) 캘리포니아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는 주 소득세가 최대 13.3%다. 법인세도 8.8%로 높은 편이다. 반면 최근 빅테크가 눈길을 돌리는 플로리다·텍사스주는 주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억만장자세에 부정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4년 본사를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겼다.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억만장자세를 공개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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