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빅터 차 “美 대북정책 실패”…“韓, 킬체인 대신 핵군축 협정 필요”

본문

bt99529985bafd70e2a27c6ac629312754.jpg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북핵 문제에 대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인사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미국의 기존 대북 정책에 대해 "실패했다"고 공식 선언하며, 북한과의 '냉정한 평화(Cold Peace)'를 골자로 한 정책 대전환을 제안했다.

차 석좌는 28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지난 30여 년간 미국 정책은 비핵화(CVID)를 목표로, 제재를 수단으로 삼아왔으나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는 유지하되 당장은 미국 본토를 북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실질적인 ‘위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차 석좌는 한국의 독자적 선제타격 체계인 ‘킬 체인(Kill Chain)’의 실효성 상실을 언급하며 전략 수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TEL)를 고도화하고 핵무기를 지휘 체계 하부로 위임한 상황에서,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무력화하는 기존의 킬 체인 방식은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했다.

즉 ‘공격 전 차단’이라는 킬 체인의 논리보다는 북한이 핵을 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보복할 수 있는 생존 능력과 한미일 통합 방어망 구축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취지다.

이를 위해 차 석좌는 북한과 일종의 군축 협정을 맺을 것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 및 탄두 중량 제한, 추가 핵분열 물질 생산 및 핵실험 중단 등이 포함된다.

그는 “미국이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다수의 적대국과 대치 중인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관리형으로 전환해 안보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아시아 지역 내 핵 선제사용 위험을 낮추기 위한 위기관리 메커니즘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자신의 주장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차 석좌는 ’대안 없이 기다리기만 한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100~20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나는 강경파로 알려졌지만 늘 실용주의를 지향해왔다”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는 성공의 경로가 보이지 않기에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의 핵실험을 방관하는 현재의 북러 밀착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하며 협상을 통한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이러한 파격적 접근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존 문법을 깨는 트럼프 대통령과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이재명 대통령,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라는 조합이 ‘냉정한 평화’로의 전환을 가능케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전략이 결코 대북 양보나 동맹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한·미·일 미사일 방어와 억지력을 훨씬 강화하는 프로그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08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