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연아’ 이 이름에 세계가 또 주목했다…‘스타 신동’ 그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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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 연습실에서 바이올린을 든 채 웃고 있다. 바이올린의 이름은 '사랑이'다. 연아가 지어줬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열두 살 소녀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스스로 연주자라고 칭하는 게 어색할 법한 나이일텐데, “다른 말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며 웃었다. 중국 주하이 모차르트 국제 청소년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한 3년 전부터 이 인삿말을 써왔다고 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스타 신동’이 또 한 명 나왔다. 2014년생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양이다. ‘피겨 퀸’ 김연아와 이름이 같다. “엄마가 김연아 선수처럼 훌륭한 사람이 돼라고 지어줬다”는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4년 피아니스트 쥘리앵 코엔과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공항에서 즉석으로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 영상이 유튜브에서 약 2억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드보르자크 국제 청소년 라디오 콩쿠르에서도 또다시 최연소로 우승했다.

다음 달 2일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가족음악회: 영재들’ 무대에서 사라사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카르멘 환상곡’, 펠릭스 멘델스존의 피아노 삼중주 제1번 라단조 1악장을 연주한다. 물론 이번 SSF 최연소 연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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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원하는 곡 리스트를 (SSF 측에서) 달라고 하셔서 카르멘 환상곡을 1번으로 적어냈어요. 축제 분위기에 딱 맞다고 생각해서요. 연주한 적도 있어요. 작년 5월 어린이날에 서울시향이랑 같이 협연을 했거든요. 근데 풀 버전은 아니었어요. 이번엔 그때 생략했던 뒷부분까지 다 연습 중인데 엄청 어려워요. 아, 올해 갑자기 키랑 손이 자라면서 드디어 (어른들이 쓰는) 풀 사이즈 바이올린을 들 수 있게 됐어요. 한창 새 악기에 적응 중인데, 이번 연주에서 처음 보여드리겠네요.”

지난해부터 홈스쿨링을 시작하며 바이올린에 더욱 몰두하고 있는 연아의 하루는 아침 7시부터 시작된다. 연습에만 6시간 이상을 투입한다. “먼저 기본기로 손을 풀어요. 요새는 새로운 기본기 연습도 하고 있는데요, 네 손가락 모두 지판을 짚고 있다가 손가락을 하나만 세워보는 거예요. 힘을 길러서 더 정확히 음정을 짚으려고요. 저녁엔 영어 공부도 해요. 해외 무대에 가서 더 잘 얘기하고 싶어서요. 요샌 작곡가 브람스 평전도 읽고 있어요. 브람스 콘체르토 하고 싶어서요. 물론 몇 페이지 못 읽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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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연아가 바이올린을 처음 잡은 건 만 네 살. 동네 상가 학원이 키운 인재다. “상가를 지나가다가 학원에 있는 언니 네 명이 바이올린을 켜는 걸 봤어요. 너무 멋있어 보여서 무조건 배우게 해달라고 엄마를 졸랐어요. 그때 들었던 게 무슨 곡인지는 잘 기억 안나요. 사실 클래식이라고 하면 아빠가 모아놓은 LP판 닦으면 용돈 받는 정도였지 그 LP로 직접 음악을 들은 적은 없었거든요.”

다섯 살, 이선이 서울중앙음악학원 원장과의 만남은 소녀의 열정에 불을 붙였다. “제가 매일 연습 일지를 쓰는데요, 처음엔 선생님이 시간을 체크해보라고 하셔서 시작했어요. 그때 선생님이 ‘우리나라 다섯 살 중 4시간 연습 채운 아이가 딱 한 명밖에 없었다’라고 하셨거든요. 승부욕이 생겨서 두세 달만에 네 시간을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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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쓴 연습 일지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국내 콩쿠르를 휩쓴 연아는 일곱 살부터는 국제 콩쿠르에 눈을 돌렸다. 김연아가 우승하며 처음 두각을 드러낸 주하이 콩쿠르는 일곱 살에 처음 출전 나갔다가 예선 탈락한 후 ‘재수’한 대회다. 콩쿠르뿐 아니라 야구장 애국가 연주(2025년) 등 국내 관객에게도 수시로 얼굴을 비췄다. 2024년 유튜버 겸 피아니스트 쥘리엥과 찍은 연주 영상도 화제였다.

“쥘리엥이 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먼저 연락 와서 함께 연주하자고 제안했어요. 마침 제가 콩쿠르 연주가 있어서 그때 로마에 갈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럼 공항서 만나자고 했고요. 따로 리허설은 안 했어요. 그냥 공항서 마주친 직후에 한 연주예요. 쥘리엥과 눈을 맞추며 연주하느라 관객들을 못 봤는데, 등 뒤로 점점 웅성웅성 하며 사람들이 몰리는 게 느껴졌어요. 너무 흥분되고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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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2024년 로마의 한 공항에서 피아니스트 쥘리엥 코헨과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 순식간에 모여든 관객들이 김연아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잊지못할 순간도 있었다. “작년 4월 17일 대니 구 삼촌이랑 같이 롯데콘서트홀에서 마티네 콘서트를 했는데, 그날이 제 생일이었거든요. 그날 함께 한 오케스트라와 대니 삼촌이 생일축하 노래를 연주해줬어요. 너무 감동해서 대기실에서 울었어요.”

학교를 다녔다면 내년엔 중학생이 되는 나이다. 그러나 아직 예술중학교 진학 등 학교로 돌아갈 지는 고민 중이다.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다. “더 열심히 바이올린을 켜서 좋은 연주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 로마 영상에 달린 댓글 중에 ‘덕분에 힐링하고 더 열심히 하루를 살았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그때처럼 누군가를 위로하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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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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