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순에 발레 도전 김명수 “무용수들의 ‘거룩한 진통’에 감탄, 새로운 감각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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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무용수의 몸부림과 노력이 경이로웠다. ‘거룩한 진통’이라고 느껴졌다.”
발레 ‘심청’ 심봉사 역 37년차 배우 김명수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40주년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 김명수. 첫 발래 출연이다.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연극 무대와 TV, 영화를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37년차 배우 김명수(59)가 ‘몸의 언어’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김명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창작 발레 ‘심청’에서 ‘심봉사’ 역을 맡았다. 이순(耳順)에 서는 첫 발레 무대다. ‘심청’ 40주년 공연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총 5차례 열린다. 김명수는 두 차례(5월 2일 오후 2시, 3일 오후 7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을 앞둔 지난 28일, 서울 구의동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리허설을 마친 뒤 만난 김명수는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발레를 하며 배우로서의 마음가짐도 새로워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명수는 1989년 MBC 19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국립극단 제작 연극 ‘만선’에서 ‘곰치’역을, 지난 26일 막을 내린 연극 ‘리타 길들이기’에서 ‘프랭크’ 역을 맡아 호평을 받기도 했다.
발레 ‘심청’에서 ‘심봉사’를 연기하는 배우 김명수. 왼쪽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심청’역을 맡은 강미선.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그는 “요즘은 ‘심청’에서 효녀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심봉사’를 무능하고 탐욕적인 캐릭터로 비틀기도 한다”며 “반면 발레 ‘심청’은 군더더기가 없다. 몸으로만 표현하는 예술이기에 원전의 정서가 오롯이 살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청’은 순수한 부성애와 효심이 단단하게 담긴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세 딸의 아버지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한 딸의 모습을 모두 지켜본 아버지의 감정이 작품 안에 있다”며 “제 아이들과 겹쳐 보이는 순간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최근 3개월 간 그는 연극을 병행하면서도 거의 매일 연습실을 찾았고, 과거 ‘심청’ 공연을 무수히 돌려봤다.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고 동료 배우와 호흡을 맞춰왔던 대사 없는 무대는 때로 답답하게 느껴졌다. 발레동작 역시 낯설 수밖에 없다.
심봉사 역할의 특성상 다른 역에 비해 고난도의 발레 기술을 쓰지는 않지만, 몸을 굽혔다 올라오는 동작인 ‘플리에’와 발을 뻗는 동작 ‘탄듀’ 등 기본동작부터 익혀야했다. 그는 “상대 배역을 들어 올리는 등의 기본적인 동작도 제게는 큰 도전이었다”며 “연습 과정에서 마치 눈이 멀쩡한 것처럼 연기를 하는 실수를 범하고는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몸짓을 통해 서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감각이 열린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대표 레퍼토리 ‘심청’의 지난 2016년 공연 모습.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동료 발레리노·발레리나와의 협업은 신세계였다. 김명수는 “몸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기까지의 시간과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두 몸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그 찰나를 위해 쏟는 노력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심청’은 1986년 초연 이후 프랑스·러시아·미국 등 12개국에서 공연된 한국 창작발레의 대표 레퍼토리다. 김명수는 “보편적인 소재를 담은 이야기의 힘이 단단한 작품이어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것 같다”며 “관객들이 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는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40년간 사랑받아 온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에는 유니버설발레단 발레리노 출신 서양범 서울예술대 영상학부 교수와 김현우 발레조아 무용학원 대표가 ‘심봉사’ 역으로 함께 캐스팅됐다. ‘심청’ 역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 강미선·홍향기·이유림이 나눠 맡는다. 수석 무용수 임선우는 ‘용왕’과 ‘선장’역으로 번갈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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