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국방 “이란전은 북핵 반면교사…직면한 적은 이란 아닌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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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야망은 지속되고 있고, 이는 북한의 전략과 같다”고 말했다. 이란이 재래식 무기를 확보해 주변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며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시간을 버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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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붕(전쟁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국방부 2027 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헤그세스 장관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AFP=연합뉴스

헤그세스 장관은 두달을 넘어선 이란 전쟁에 지금까지 250억 달러(약 37조원)의 비용을 썼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뒤 전쟁 비용 추산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헤그세스 장관은 장기화된 이란전쟁의 정당성과 명분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미국의 적(敵)은 오히려 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북한의 핵무기 전략 사용”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연방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지난해 6월 타격으로 이란의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한 뒤 2월 28일 이란 전쟁을 시작할 때는 핵무기가 ‘임박한 위협’이 됐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민주당 간사 애덤 스미스(워싱턴)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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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3월 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참관하에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같은달 5일 밝혔다. 뉴스1

헤그세스 장관은 “핵 시설들은 (지난해)폭격으로 완전히 파괴됐다”면서도 “그들의 (핵무기에 대한) 야망은 계속됐고 그들은 재래식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북한의 전략”이라며 “북한의 전략은 재래식 미사일을 활용해 그들에게 도전하지 못하게 막은 뒤, (핵)무기를 향해 천천히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재래식 무기 개발로 외부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은밀하게 핵무기를 개발해왔고, 이란도 마찬가지의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란에 대한 대대적 군사공격이 필요했다는 주장이다.

“북한이 교훈…이란 核 가지면 쓸 것”

헤그세스 장관은 이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것과 관련 “북한이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확보한 뒤 이를 방패 삼아 지역(한반도)과 세계를 협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는 핵무기를 가질 것이고, 너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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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붕(전쟁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국방부 2027 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헤그세스 장관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PA=연합뉴스

이란이 북한이 썼던 전략과 유사하게 재래식 무기를 대량으로 주변국들을 위협하며 핵 무기를 보유할 시간을 벌고, 궁극적으로 핵을 보유하게 될 거란 설명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들(이란)은 핵무기를 갖게 되면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외치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려는 미국인을 위한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 두달에 37조원…“적은 이란 아닌 민주당”

청문회에 앞서 제이 허스트 미 국방부 회계감사관은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미국이 250억 달러(약 37조원)의 비용을 썼다고 밝혔다. 허스트 감사관은 “대부분은 탄약 비용이다. 그 일부는 운영 및 유지 보수, 장비 교체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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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1조 4500억 달러(약 2160조원)의 2027 회계연도 국방 예산안을 제출했다. 올해보다 50% 증액된 것으로, 해당 국방비가 승인될 경우 연간 국방비를 1000조원 이상 지출하며 ‘천조국’으로 불린 미국이 ‘2천조국’이 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막대한 국방비를 의회에 요청하며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자 가장 큰 적은 이란이 아니다”라며 “(적은)의회 내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무모하고 무능하고 패배주의적 발언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지속 기간 등을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당신은 누구를 응원하고, 누구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쟁 기간·추가 비용 질문에 답변 피해

헤그세스 장관은 그러면서도 이란 전쟁에 투입될 자금의 규모를 묻는 질문에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야 할까요”라고 반문하며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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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총격 암살 미수 사건 직후 진행된 백악관 기자회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전쟁으로 인해 휘발유 가격을 비롯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함정 질문”이라고 일축하며 “이란이 핵폭탄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당신은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으냐”고 했다. 물가 상승 등은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감수할 사안이란 주장이다.

이번 전쟁을 시작하는데 누구의 조언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헤그세스 장관은 답변을 거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포착해 이스라엘과 함께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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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9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란 군인들이 아야톨라 모자타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포스터 앞에 서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이 얻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란의 핵 야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핵 프로그램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에 추가적 핵 농축을 중단하고 그동안 축적해 온 핵연료 비축량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두 가지 모두에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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