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반도체만 54조’ 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원가 부담에 파업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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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로만 전체 영업이익(57조원)의 94%를 벌어들이며 독보적인 ‘반도체 초격차’를 증명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판매자 우위 국면에 진입하면서다. 반면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서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사업은 수익성 방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노조 이슈 역시 남은 변수로 꼽힌다.

‘완판 행진 반도체’, 앞으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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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삼성전자는 30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69.2%, 영업이익은 756.1% 급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승부처는 단연 반도체였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달성하며 전사 실적을 사실상 홀로 이끌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매출 74조8000억원에 영업이익률 74%를 기록해 SK하이닉스(71.5%), 마이크론(67.6%)와의 격차를 벌렸다. 영업이익 규모 면에서도 SK하이닉스(37조6000억원)를 16조원 가량 앞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캐파(생산능력)가 무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을 포함한 DS 부문 전체 영업이익률도 66%에 달해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65.0%)와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58.1%)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수익성을 웃돌았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AI 서버 수요 확대로 ‘귀한 몸’이 된 메모리다.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는 생산 물량이 이미 솔드아웃(완판)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는 7세대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HBM 뿐만 아니라 D램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전 분기 대비 90% 초반, 낸드는 80% 후반 급등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현재 확보된 수요만으로도 2027년 수급은 올해보다 더 타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공급 전략을 기존 단기 계약에서 다년공급계약(LTA) 중심으로 전격 전환했다. 실제로 이미 몇몇 글로벌 빅테크와는 LTA 체결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사업의 호조는 파운드리와의 시너지로 연결되고 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패키지로 묶는 ‘턴키’ 계약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특히 4나노 공정 기반의 HBM4 베이스다이 성능을 인정받으며 파운드리 4나노 라인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강석채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AI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사와 2나노 공정 협력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8인치 레거시 공정은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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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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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칩플레이션’에 발목 잡힌 완제품… 파업 리스크도

반도체의 기록적인 호황은 역설적으로 가전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 중심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는 악재가 됐다. 부품 원가가 치솟는 ‘칩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 여파로 DX 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MX) 사업 영업이익(2조8000억원)은 전년 대비 34.9% 급감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역시 영업이익이 2000억원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물류비 원가 상승과 운임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갤럭시 S26’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방어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DX부문은 지난해 VD사업부를 시작으로 한국 영업을 담당하는 한국총괄은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중국 내 TV·가전 사업 축소·철수, 일부 가전 생산라인 폐쇄·외주 전환 등이 검토된다.

‘노사 갈등’이라는 암초도 남았다.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하며 18조원 규모의 손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박 CFO는 “파업이 이뤄지더라도 전담 조직과 대응 체계로 적법한 범위 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할 계획”이라며 “파업 대응과 별개로 노조와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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