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2년 은행맨이 왜 이런 일을? “뭘 모르네” 월 300 인생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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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30년, 우리투자증권 2년, 그리고 아파트 관리소장 3년 차….  

1991년 스물다섯 살에 우리은행에 취업한 뒤 지금까지 단 1년도 쉬지 않고 이어온 나, 김일구(60)의 이력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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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서 센터장·지점장을 역임한 김일구씨는 현재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3년째 근무 중이다. 김경록 기자

‘화이트칼라’의 대명사인 금융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은행 센터장·지점장을 역임하며 억대 연봉을 받았다. 그리고 57세 때 금융업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지금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두 동짜리 작은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며 월 300만원 남짓 받는다.

혹자는 “높은 자리에 계시던 분이 왜 이렇게 박봉에 힘든 일을 하시냐”고 의아해하지만, 현재 직업에 대한 나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정시 출퇴근에, 휴일은 꼬박꼬박 쉬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여유로운지 모른다. 은행 다닐 땐 꿈도 못 꿨던 취미활동, 건강 관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정년이 없다는 것도 이 일의 매력이다. 관리소장 선배님 중엔 80대 현역도 적지 않다. 나 역시 70대 이후에도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체력이 받쳐준다면 계속 일할 생각이다.

사실 은행 다닐 땐 업무에 매몰된 상태라,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한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현업에 있을 때는 자기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었다. 그저 조직을 관리하고 성과를 내고 승진하는 것이 내 인생의 최우선 순위였다.

그런 내가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있다. 공교롭게도 이 역시 업무 때문이다.

우리은행에서 ‘100세 연구팀’이라는 걸 만들었는데 제가 우연찮게 그 팀장을 맡게 됐어요. 일본 등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선진국 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한국의 실상에 맞춰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게 저의 미션이었죠. 일에 열중하면서 자연히 퇴직과 인생 2막에 대한 눈이 뜨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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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구씨가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의 시설물 안전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선진국들의 고령화 사회 준비 상황을 꼼꼼히 분석해보니, 이들은 퇴직 후 삶을 ‘재무’와 ‘비(非)재무’로 나눠 관리하고 있었다. 재무는 자산 관리 상황을, 비재무는 취미생활·인간관계·건강관리 등을 의미한다. 인생 2막 삶의 질은 탄탄한 재무를 바탕으로 비재무를 얼마나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느냐로 판가름되는 거였다.

한국의 고령화 준비 현황도 살펴봤다. 국민연금 등 노후 보장책이 있긴 하지만, 퇴직 후 삶을 국가나 회사가 온전히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결국 개인이 직접 퇴직 후 죽을 때까지 먹고살 것을 준비해야 했다.

그리고 나의 퇴직 이후 삶에 대한 준비 상황도 점검해봤다. 난 항상 회사 일이 최우선이다 보니, 이렇다 할 취미생활도 하나 없었다. 취미가 있다한들 이를 제대로 누리려면 돈이 들어가니 재무 상황을 지금보다 훨씬 건실하게 구축해야 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인생 2막을 위한 재무와 비재무 준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민을 키웠다. 이때 나는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묘안을 찾았다. 바로 ‘재취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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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인생 2막의 직업으로 아파트 관리소장을 선택한 김일구씨는 "직업 만족도 100점"이라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계속)

김일구씨는 “퇴직 후 안정적인 직장을 빨리 찾는 게, 인생 2막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합니다. 직장을 통해 꾸준한 소득이 만들어져야 재무 상황이 해결되고, 직장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니 인간관계와 취미활동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인생 2막의 직장을 고르는 기준은, 대학 졸업 후 주된 직장을 찾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고 하는데요. 그는 어떤 기준에 따라 직장을 구했기에 ‘만족도 100점’짜리 직업을 찾았을까요?

아파트 관리소장이라고 하면, ‘부당한 갑질’이나 ‘악성 민원’에 대한 우려도 큰데요. 김일구씨는 “법과 제도에 의해 충분히 보호 받을 방법이 있다”며, 자신만의 대처 노하우도 공개했습니다.  

퇴직을 ‘절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표현하는 김일구씨의 인생 2막 스토리,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32년 은행맨이 왜 이런 일을? “뭘 모르네” 월 300 인생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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