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AI엔 아카데미상 안 준다
-
3회 연결
본문
지난해 작고한 배우 발 킬머를 AI로 되살려 만든 영화 ‘무덤만큼 깊은’. 감독은 유족에게 디지털 복제 허가를 얻었다. [AP=연합뉴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측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출연자와 각본은 수상 자격이 없다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내년에 개최되는 제99회 시상식에 AI 캐릭터와 챗봇이 쓴 시나리오는 수상 후보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새 규정을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기 부문에서는 영화의 공식 출연진 명단에 기재되고 인간이 직접 연기한 역할만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각본 부문에서도 인간이 저술한 시나리오만 심사 대상으로 삼는다는 요건이 명시됐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해 별세한 배우 발 킬머를 AI 기술로 되살려 출연시킨 영화(‘무덤만큼 깊은’)가 등장하고, 중국 바이트댄스의 AI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명령어만으로도 실사에 가까운 영상을 만들어내는 등 기술의 발전이 실제 영화 현장에도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카데미가 영화 제작 과정 전면에 AI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 아카데미는 ‘영화 제작에 사용된 생성 AI와 기타 디지털 도구는 후보 지명 여부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지난해 규정을 유지했다. 단, AI 사용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면 아카데미는 해당 기술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와 인간의 창작 기여도 등에 대해 추가 정보를 요청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아카데미 회장 리넷 하웰 테일러는 AP 통신에 “AI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AI에 대한 우리의 논의도 함께 발전한 것이다. 하지만 아카데미는 수상 자격 심사 과정에서 항상 인간의 창작물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아카데미는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규정도 개정했다. 각국 공식 위원회가 선정하지 않은 작품도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경우 심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아카데미가 밝힌 주요 국제영화제는 칸, 베네치아, 베를린, 선댄스, 토론토 영화제와 한국의 부산국제영화제 등 총 6개다.
이는 권위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이유로 출품 기회를 얻지 못하는 영화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은 이란이 아닌 공동 제작사 중 한 곳인 프랑스의 출품작으로 제출됐었다.
아카데미의 새 규정은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 개봉한 장편 영화를 심사 대상으로 하는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적용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