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北 ‘女축구클럽’ 첫 방한…8년 만에 남북대결 열린다

본문

bt14655ce64f18ae9c486fb9d655a68328.jpg

북한 여자클럽축구 최강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수원FC 위민을 상대로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치르기 위해 내한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대회 조별리그 경기 중 득점 직후 환호하는 내고향 선수들. AFP=연합뉴스

국내에서 여자축구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북한 스포츠팀이 대규모 선수단을 이끌고 내한하는 건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4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 참가 중인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이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수원FC 위민과의 4강전에 출전하기 위해 방한한다. 규모는 선수 27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이며 오는 17일에 입국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지난 1일 AFC에 해당 결정을 통보했다.

북한 스포츠팀이 남한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지난 2018년 9월 창원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움직이는 타깃을 맞추는 러닝 타깃 종목에서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 등 총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대회에 북한의 차효심이 남한의 장우진과 혼합복식 팀을 이뤄 출전하기 위해 선수로는 홀로 한국을 찾았다. 축구로 한정하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내한이며, 여자축구 클럽팀으로는 최초다.

bt2a069b8273e3bf0b5521dce0165d19e8.jpg

북한 여자축구 최강 클럽팀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 승리한 직후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러스의 자국 내 유입을 막기 위해 각종 국제대회에 줄줄이 불참했다. 이후 2023년부터 빗장을 조금씩 풀기 시작해 파리올림픽을 기점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온전히 복귀한 상태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에도 축구를 포함해 총 17개 종목에 15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그와는 별도로 남북 스포츠 교류와 관련해서는 최근까지도 냉랭한 기류를 유지해왔다. 지난 2023년 12월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재정의하고 통일 의지 포기를 선언하는 등 태도를 급격하게 바꾼 게 계기가 됐다. 이후 북한은 ‘남조선’이라는 표기를 ‘한국’으로 바꾸고 대화 및 교류를 일절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도 조직위원회가 세계양궁연맹을 통해 초청 의사를 전달했지만, 북한이 거절했다.

남북 경색 국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남한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건 여자축구에서 확보한 국제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지난 3월 여자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며 16년 만에 본선 무대에 나설 자격을 확보한 뒤 북한 내 여자축구 열기가 다시금 뜨거워진 상태다. 북한은 지난 2024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및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을 동시 석권하며 주목 받은 바 있다.

bt976f430a7b43f65753222108f2a01f6d.jpg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 위민의 맞대결에선 내고향이 3-0 완승을 거뒀다. EPA=연합뉴스

최근 여자축구 남북 맞대결 성적도 북한이 앞선다.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AFC 20세 이하(U-20) 여자 아시안컵 기간 중 조별리그와 준결승전에서 두 차례 남북 대결이 벌어졌는데, 두 번 모두 북한이 이겼다. 내고향 또한 이번에 맞붙을 수원FC 위민과 지난해 11월 미얀마 양곤에서 조별리그 맞대결을 치러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북한이 축구팀을 남한에 파견하는 과정에서 AFC도 거들었다. 지난 2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현장에서 살만 빈이브라힘 알칼리파 AFC 회장이 김일국 북한축구협회장 겸 북한 체육상과 만나 북한 여자축구의 국제경쟁력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알칼리파 회장은 “북한축구협회는 아시아 대륙 전체에 탁월함의 등불이 되어 왔다”면서 “특히나 여자축구 발전의 세계적인 모델을 제시했다”고 치켜세웠다. 김 회장 또한 “AFC의 비전과 미션을 따라 아시아 축구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btff7201fe3bb1d3e8d9d15a6256c6bb21.jpg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응원하는 북한 축구팬들. EPA=연합뉴스

북한이 스포츠팀을 남한에 파견하는 건 그간 중단됐던 남북 교류를 스포츠를 통해 재개할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내고향은 지난 2012년 창단해 단기간에 북한 여자클럽축구 최강 반열에 오른 기업형 구단이다. 평양을 연고로 하며, 클럽 명칭은 북한의 유명한 담배 및 식품 브랜드 이름에서 따왔다.

내고향과 수원FC 위민 간 맞대결에서 승리한 팀은 멜버른 시티(호주)-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 간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오는 23일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5억원)이며 준우승팀은 50만 달러(약 7억5000만원)를 받는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36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