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작전명 ‘프로젝트 프리덤’…트럼프, 호르무즈 승부수로 노리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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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 도착한 전용기(에어포스 원)에서 내려오며 오른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종전 협상에서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 고립된 제3국 선박의 안전 통행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이란이 곧바로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겠다고 맞서면서다. 여기에 이란이 최근 미국에 보내온 종전 제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 세계 각국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는 자국 선박들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국에 요청해 왔다”며 “우리는 이들 국가 선박이 이 제한된 해협을 안전하게 빠져나와 자유롭고 원활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호르무즈해협과 그 주변에는 유조선과 화물 상선 등 최대 약 2000척의 선박이 몇 달째 고립돼 있다. 이날 해협에서 벌크선 한 척이 이란 측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란 전쟁 기간 호르무즈해협과 그 주변에서 발생한 민간 선박 공격 사례는 최소 24건으로 파악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4일부터 제3국 선박 통행 지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 즉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해방 프로젝트)은 중동 시간으로 월요일(4일) 아침에 시작될 것”이라며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 기업들, 국가들을 구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박경민 기자
개전 이후 대규모 폭격 등 군사작전에 집중했던 미국은 지난달 7일 휴전 합의 이후 종전 협상 국면에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통해 협상 주도권 확보를 시도하자 이란 항만을 오가는 이란 유관 선박들을 차단하는 ‘역봉쇄’ 조치로 맞불을 놨다. 이란의 자금줄을 끊는 경제적 압박 조치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100% 완벽한 천재적 발상”이라며 만족감을 표해 왔다. 여기에 이날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이 추가된 셈이다.
‘호르무즈 봉쇄’ 이란 겨냥 협상력 약화 시도
트럼프 행정부로선 종전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된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놓고 던진 일종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해협에 몇 달째 갇혀 식량·식수난 속에 비위생적이고 불안한 환경에 노출된 선원들과 선박들이 해협을 안전하게 빠져나가도록 해 인도주의적 명분을 확보함과 동시에 해협 봉쇄로 이란이 가진 협상력 약화를 꾀한다는 점에서다.
유조선들의 이동이 풀리면 국제 유가 급등세도 진정시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는 글과 함께 6장의 와일드카드를 쥔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는 문구와 함께 6장의 와일드카드를 쥐고 있는 모습의 합성 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렸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작전 방해 시 강력한 조치”
트럼프 대통령은 “제 대표단은 이란과 매우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러한 논의가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외교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만약 이 인도주의적 절차가 어떤 방식으로든 방해받는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중 이란이 공격해 온다면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사전 경고다.
미국의 중동 지역 작전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상업용 선박의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4일 프로젝트 프리덤에 대한 지원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유도미사일이 탑재된 구축함, 육상·해상 기반 항공기 100여 대, 무인 플랫폼 및 병력 약 1만5000명이 투입된다고 했다.
이란 “해협 간섭, 휴전 위반 간주” 반발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X를 통해 “호르무즈해협의 해상 질서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간섭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호르무즈해협과 페르시아만은 트럼프의 망상적인 발언들로 좌지우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게시 글에서는 “호르무즈해협과 페르시아만은 말장난을 위한 곳이 아니다”고 했다.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자국이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해협 내 선박들이 미국의 지원 속에 자유롭게 빠져나갈 경우 통제권이 약화하는 것은 물론 현재의 휴전 체제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보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설치된 대형 반미 광고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을 호르무즈해협을 형상화한 파란색 천으로 틀어막고 실로 꿰맨 듯한 그림이 담겼다. AP=연합뉴스
WSJ “미 군함의 상선 호위는 포함 안돼”
프로젝트 프리덤의 구체적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국 정부와 보험사, 해운 단체가 호르무즈해협 통행 조정 기구에 참여하는 형태라고 보도했다. 복수의 미 고위 당국자는 “미 해군 군함이 (제3국) 선박을 호위하며 해협을 통과시키는 방식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WSJ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프로젝트 프리덤 카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물밑 조율이 계속 답보 상태인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뉴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이 제시한 14개 항 형태의 종전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것을 검토했지만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이란 종전안에 “수용 불가”
앞서 이란은 9개 항으로 구성된 이란의 종전안에 대한 답변 격으로 14개 항으로 이뤄진 수정 제안을 최근 협상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 이란이 보내온 종전안에는 호르무즈해협의 재개방과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이후 전쟁의 영구 종식을 위한 새로운 한 달간의 협상 시한을 두는 단계적 접근법이 담겼다고 한다.
반면 미국은 2개월의 휴전 기간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핵프로그램에 대해 일괄 타결을 하자는 쪽이어서 여전히 간극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이 보내온 종전안을 두고 “그 계획이 수용될 거라고 상상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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