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고지대가 두려웠나, 팬들이 두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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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에서 손흥민(오른쪽)을 비롯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다음달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관례처럼 이어오던 출정식을 생략한다. 출정식을 겸한 국내 평가전 없이 월드컵에 나서는 건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무려 40년 만에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싸늘한 여론을 의식한 회피성 결정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빠듯한 일정과 고지대 적응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선을 그었다.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경기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가장 앞선 A조에 편성돼 6월 12일 체코와 첫 경기를 치른다. 대회 전체 두 번째로 빠른 경기로, 마지막 L조보다 6일이나 앞선 스케줄이다. 선수 소집 가능일인 5월 25일부터 첫 경기까지 기간이 길지 않다. 해외파 위주인 선수단이 대륙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건 컨디션 관리에 치명적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PSG), 손흥민(LAFC)의 소속팀이 대륙 클럽대항전 결승에 오를 경우 6월 초에야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최종명단 26명 중 K리거가 5명 안팎인 상황에서, 국내파 위주 평가전은 경기력과 흥행 모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최대 변수인 고지대 적응이 급선무다. 한국이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를 과달라하라는 해발 1571m에 위치했다. 전문가들은 “고지대 환경에 신체가 적응하는 데 최소 10일에서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더구나 고지대 적응을 위해서는 훈련 강도를 서서히 높여가며 신체 리듬을 맞춰 나가야 하는데, 국내 출정식을 위한 고강도 훈련과 시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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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뉴시스

하루라도 빨리 전장으로 향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홍명보호는 이달 16일 최종명단을 발표하고, 이틀 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해 20일간의 사전캠프 훈련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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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축구협회는 SNS를 통해 다음달 4일 미국 유타주 샌디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다고 알렸다. 사진 엘살바도르축구협회 SNS

고지대 적응을 위한 포석으로 다음달 4일 미국 유타주 샌디에서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계획 중이다. 경기 장소로 유력한 레알솔트레이크시티 홈구장 아메리카 퍼스트필드는 해발 1356m다. 솔트레이크 사전캠프지(1460m)보다는 고도가 100m, 베이스캠프 과달라하라(1571m)보다는 200m가량 낮다. 해발 고도가 높은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고강도 훈련은 상대적으로 저지대에서 하는 ‘리브 하이-트레인 로(LHTL)’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출정식은 하지 않는 대신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는 마련했다. 최종명단 발표를 후원사 KT 광화문 빌딩 외벽 대형 미디어 월을 통해 생중계한다. 또 팬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광화문 광장을 달리는 이벤트도 개최한다.

반면 한국보다 사흘 늦은 6월 15일 네덜란드와 첫 경기를 치르는 일본은 이달 31일 도쿄에서 아이슬란드와 평가전 겸 출정식을 치르고 미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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