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잠실구장 자체가 어린이날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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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 이날 5개 구장에 10만9950명의 팬이 야구장을 찾았다. [뉴스1]
서울 잠실야구장은 매년 5월 5일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다. KBO리그 일정표는 매 시즌 바뀌지만, 이날만큼은 잠실에서 어느 팀이 맞붙는지 늘 정해져 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나눠 쓰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어린이날 더비’를 펼치는 날. 짝수 해에는 LG, 홀수 해에는 두산이 각각 홈 팀 자격을 얻는다는 게 다를 뿐이다.
LG와 두산의 어린이날 맞대결 역사는 1996년 더블 헤더부터 시작됐다. 그 후 1997년과 2002년만 빼고 매년 거르지 않은 KBO리그 대표 연례행사가 됐다. 올해가 벌써 27시즌째(더블헤더 포함 28경기, 2023~24년 우천 취소) 대결이다. LG와 두산에 이날의 승부는 단순한 ‘1승’과 ‘1패’의 문제가 아니다.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이날 두 배로 커진다. 양 팀 관계자는 “어린이날 더비는 선수들이 1년 중 가장 이기고 싶어 하는 경기다. 선수 자녀들도 경기장을 많이 찾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어린이 팬이 관중석을 메우기에 더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의 어린이날은 의미가 더 깊다. 1982년 7월 개장해 한국 야구의 메카로 우뚝 선 잠실구장이 올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그 자리에는 2032년 개장할 3만석 규모의 돔구장이 들어선다. 이 때문에 LG와 두산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을 개조해 임시 홈으로 쓴다. 수많은 ‘엘린이(LG+어린이)’와 ‘두린이(두산+어린이)’가 한데 어우러지던 추억도 이제 역사 속으로 묻힌다.
어린이날을 맞아 잠실야구장을 찾은 어린이 팬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위 사진은 두산 팬. [뉴스1]
어린이날 잠실 더비는 KBO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이던 2020년(무관중)과 2021년(10% 입장)만 빼고 매년 만원 관중이 찾았다. 올해도 경기 개시 1시간 35분 전에 티켓 2만3750장이 일찌감치 팔려나갔다.
역대 전적은 두산이 우세하다. 1996년 더블헤더 2승을 포함해 16승 12패(승률 0.571)로 앞섰다. 다만 올해 마지막 잠실 더비에선 팽팽한 승부 끝에 LG가 2-1로 이겼다. 1-1로 맞선 7회말 1사 1·2루에서 LG 주장 박해민이 결승타를 때려 승기를 가져왔다. 경기 후 아들 이든 군을 무릎에 앉힌 박해민은 “아들과 함께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해내서 기분 좋다. 잠실에서의 마지막 어린이날 이렇게 승리할 수 있어 더 뜻깊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전에도 두 팀의 어린이날 대결은 접전이 많았다. 1996년 더블헤더 2차전(두산 6-4 승리)을 시작으로 26경기 중 17경기에서 3점 차 이내로 승부가 갈렸다. 1점 차 경기가 5회, 2점 차 경기가 7회였다. 물론 가끔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하기도 했다. 2001년 두산이 16-5로 LG를 제압하자 2009년에는 LG가 12-0 대승으로 아픔을 갚았다. 2011년 역시 LG의 12-4 승리. 그러나 2015년엔 두산이 10-3으로 LG를 꺾어 다시 기세를 올렸고, 2019년에도 11-2로 완승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잠실야구장을 찾은 어린이 팬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위 사진은 LG 팬. [뉴스1]
두산 진필중은 역대 어린이날 잠실 더비에서 유일하게 2승을 올린 투수다. 1996년 더블헤더 2차전과 1999년에 두 차례 승리 투수가 됐다. 그 외에 두산에서는 한태균·박보현·마크 키퍼·이원희·김승회·이재우·김선우·변진수·크리스 볼스테드·유희관·장원준·세스 후랭코프·김명신·콜 어빈 등이 1승씩 올렸다. LG 투수로는 차명석·장준관·이동현·정재복·심수창·김선규·김기표·임정우·헨리 소사·차우찬·케이시 켈리 등이 어린이날 승리를 따냈다. 차명석 현 LG 단장은 1998년 승리 투수와 1999년 패전 투수로 기록되는 이색 이력도 남겼다.
홈런은 LG가 20개로 19개의 두산에 근소하게 앞섰다. LG에서는 박용택·김현수가 3개, 이병규·정성훈이 2개의 아치를 그렸다. 김동수·김재현·조인성·유지현·안재만·마해영·박경수·로베르토 페타지니, 최동수·오지환·문성주 등도 홈런을 쳤다. 두산에서는 타이론 우즈·김동주·민병헌·김재환이 각각 2개씩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안경현·심재학·김민호·마이크 쿨바·정원석·최준석·양석환·강승호·정수빈 등도 홈런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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