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술 마셨냐” 사망사고 내몬 ‘음주운전 헌터’…법원, 40대 유튜버 징역 1년6월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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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2일 오전 3시 5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의 추적을 받다가 추돌사고로 불길에 휩싸인 차량. 사진 광주 광산소방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과 추격전을 벌이던 중 사망사고가 발생해 이른바 ‘사적제재’ 논란을 일으킨 유튜버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전희숙 판사는 7일 음주운전 의심자를 추적하는 유튜브 생방송을 하다 교통사고와 연루된 혐의(공동협박)로 기소된 유튜버 최모(4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차량 추격전에 합류했다가 함께 기소된 유튜브 구독자 등 피고인 7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또는 벌금 100만~2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2024년 11월 13일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최씨 등은 2024년 9월 22일 오전 3시 5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도로에서 발생한 운전자 A씨(30대) 사망 교통사고에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이른바 ‘음주운전 헌터’를 소재로 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사고 직전 A씨를 협박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A씨가 몰던 SUV 차량은 최씨 등에 의해 음주운전 의심차량으로 경찰에 신고된 후 유튜버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사고 당일 최씨는 유튜브로 음주운전 추적 방송을 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A씨에게 “음주운전을 했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최씨가 유튜버임을 알고 서둘러 차량을 몰고 2㎞가량을 달아나는 과정에서 갓길에 주차된 트레일러를 들이받은 충격으로 숨졌다.
당시 추격전에는 최씨의 구독자들이 운전하거나 탑승한 차량 2대도 합류했다. 최씨 등은 사고 지점에 도착해 구호조치를 시도했으나 A씨는 숨졌고, 차량은 전소됐다.
2024년 9월 22일 오전 3시 5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의 추적을 받다가 추돌사고로 불길에 휩싸인 차량. 사진 광주 광산소방서
검찰은 최씨가 구독자들과 여러 대의 차량을 몰고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추격하는 식으로 교통상 위험을 야기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최씨 측은 기소된 후 “교통 사망사고와 유튜브 방송 사이의 인과 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피해자를 공동으로 추적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최씨는 2023년 12월 말 광주의 한 도로에서 5~6명의 구독자와 함께 차량 여러 대로 B씨가 운전하던 차량을 멈춰 세운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는 또다른 운전자 C씨의 음주운전을 적발하기 위해 따라간 뒤 경찰이 오기 전까지 C씨를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사회적 정의를 위해,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계기로 방송에 참여한 것이지 결코 피해자의 사망 또는 피해를 야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2024년 11월 13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음주 헌터' 유튜버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경찰 호송차에 올라타고 있다. A씨는 차량 여러 대를 동원해 구독자와 함께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멈춰 세운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
하지만 재판부는 유튜버의 행위를 ‘공익활동’이 아닌 ‘사적제재’로 판단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사망자의 가족과 합의하지 못했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전희숙 판사는 “피고인이 유튜브 라이브를 켠 채 음주 의심 운전자에 대한 신분 노출, 위험한 포위 추격 주행 등 범행을 주도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동종 범죄로 수사 중이거나 약식명령을 받아 그 위험성을 알고도 범행했고, 범행에 가담한 과정 등에 비춰봤을 때 공모에 이르렀다는 점도 모두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씨는 선고 직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주면 피해자 측과 합의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재판장은 법정구속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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