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10% 관세’도 제동 걸렸지만…301·232조 관세 리스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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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10%의 글로벌 관세가 미국 무역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았다.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 판단을 받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122조 카드를 꺼냈지만, 역시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다만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관세 부과 수단이 남아있는 만큼 한국 기업 앞에 관세 리스크와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7일(현지시간) 미국 국제통상법원(CIT)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법률에 위반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무역법 122조는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최대 150일간 15% 이내 관세 부과 권한을 주는 조항이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로 내세운 1조2000억 달러(약 1760조원) 규모의 상품 무역적자가 무역법 122조가 전제한 ‘국제수지상 중대하고 심각한 적자’와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당장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재판부가 관세 조치 자체를 중단시키는 보편적 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고, 소송을 제기한 일부 수입업체에 한해 관세 부과 금지와 환급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122조 조치 기한(7월 24일) 내에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나타나긴 어려울 수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도 “이번 판결은 1심 판결이고, 판결 효력은 원고 중 일부에게만 한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기존 관세 합의에 따른 이익 균형 확보라는 원칙 하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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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의지는 꺾이지 않은 만큼 남은 ‘플랜B’ 카드인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한 관세 압박에 오히려 속도가 붙을 수 있다.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한국은 이미 301조상 강제노동·과잉생산 관련 조사 대상에 포함돼 공청회를 통해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301조에 따른 새로운 관세는 10% 글로벌 관세가 종료되는 7월 말부터 시행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 부담도 있다. 232조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 수입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다. 자동차·철강·알루미늄·구리 등에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반도체·의약품 등 전략 품목에 대해서도 232조 조사 또는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관세 압박이 기존 품목에서 한국 주력 산업 전반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애초에 122조는 301조나 232조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이번 판결 자체에 한국 정부가 취할 조치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301조 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요식적인 절차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로선 이미 약속한 대미 프로젝트를 신속히 이행하며 한미 관계를 관리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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