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0만원인데 품절?…인체조직 논란에도 불티 난다는 피부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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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재생의 끝판왕, 진짜 내 살이 되는 주사”
“전국 품절 대란으로 연예인들까지 줄 서서 기다리는 주인공”
최근 유튜브와 포털사이트에서 ‘진짜 피부’ 성분을 강조하는 세포외기질(ECM·Extracellular Matrix) 스킨부스터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 번 시술에 50만원 안팎을 넘나드는 가격임에도 ‘차세대 재생 치료’라는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다만 인체 조직을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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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부스터 시술. 생성AI로 제작한 이미지

ECM 스킨부스터 뭐길래  

ECM은 피부를 지지하는 기초구조로, 콜라겐·엘라스틴·히알루론산 등으로 이루어져 탄력과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ECM 스킨부스터를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2024년 엘앤씨바이오가 ‘엘라비에 리투오(리투오)’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하자, 후발주자들도 진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출시된 엠에스바이오 ‘지셀르 리본느’, 지난해 출시된 한스바이오메드의 ‘셀르디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도 ECM 기반 재생 주사 ‘레누바(Renuva)’가 FDA 승인을 거쳐 상업화된 뒤 고가 프리미엄 미용 시술로 자리잡으며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업들이 스킨부스터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막대한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 주사 시장은 2025년 161억 2000만 달러(약 22조원) 규모에서 2034년 388억 달러(약 53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10.3% 수준에 달한다.

ECM 스킨부스터는 기증받은 인체 조직(사체)에서 채취한 진피 조직을 가공한 ‘무세포동종진피(ADM)’를 핵심 성분으로 한다. 이를 분말 형태로 가공해 식염수에 희석한 뒤 피부에 주입하면, 노화로 무너진 피부의 지지대인 ECM을 직접 보충해 탄력과 재생을 돕는다. 현재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의 ‘절대 강자’인 파마리서치의 ‘리쥬란’이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PN(폴리뉴클레오티드) 성분으로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촉매제라면, ECM 부스터는 실제 피부 구성 성분을 빈 곳에 직접 ‘이식’해 채우는 방식이다. 스스로 재생되길 기다리는 단계를 넘어 피부의 핵심 구조물을 즉각적으로 보강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ECM 시장은 일반 스킨부스터와 달리 원재료 확보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구조를 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시장은 수요보다 공급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며 “인체 조직 기반 제품 특성상 원재료 확보와 가공 공정 모두 제한적이기 때문에 결국 누가 더 많이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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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임상 없는 ‘인체 조직’, 괜찮을까  

일각에서는 ECM 스킨부스터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의료기기법이 아닌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인체조직법)의 적용을 받으면서다. 리쥬란을 비롯한 기존 스킨부스터들은 ‘의료기기’ 또는 ‘의약품’으로 분류돼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만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반면 ECM 부스터는 의료기기가 아닌 ‘인체조직’ 관리 범주에 포함되어 이러한 절차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다.

윤리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기증받은 인체 조직은 원래 화상 환자나 사고 피해자 치료 목적이 강한데, 이를 영리 목적의 미용 시술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권동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바이오헬스센터장)는 최근 열린 K바이오헬스포럼에서 “인체 조직을 가공해 피부에 주입하는 제품은 의약품·의료기기 허가 체계로 편입해 관리하고, 인체조직법에 미용 목적 사용 금지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투오 제조사인 엘앤씨바이오 측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체 조직은 기증자부터 이식까지 전 과정이 기록되며, 부작용 발생 시 즉각적인 역추적이 가능한 관리 시스템을 적용받고 있다”며 “사람 몸 밖의 합성 물질이 아닌 인체 구성 성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기에 기존 의료기기 잣대로 임상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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