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회사 회장이 신혼부부에 적금통장 줬다, 그시절 울산 합동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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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옛 사보. 합동결혼식에 대한 내용과 사진이 실려 있다. 사진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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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옛 사보. 합동결혼식을 하는 부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울산시

회사 체육관 바닥에 붉은 카펫이 길게 깔리고, 수십 쌍의 신랑·신부가 나란히 입장한다. 체육관은 이들을 축하하는 동료와 가족으로 가득 찼다. 1970~1980년대 사내 '합동결혼식' 모습이다. 대기업 공장이 밀집한 울산광역시에선 이런 장면이 낯설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울산만의 독특한 결혼 문화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이색 전시가 열리고 있다. 울산박물관은 지난 5일부터 오는 7월 26일까지 일정으로 특별전 '울산 결혼백서'를 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결혼이라는 의례를 통해 울산의 성장과 변화를 조명한다.

합동결혼식, 사보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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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에서 합동결혼식을 하는 사내 부부에게 선물한 적금통장. 사진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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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신혼부부에게 보낸 전보. 사진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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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결혼 선물로 준 전기밥솥. 사진 울산시

특별전의 중심에는 산업화 시기 울산을 상징하는 합동결혼식이 자리한다. 전시장에선 현대중공업 사보와 결혼식 책자, 영상 기록 등을 통해 합동 결혼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시절 생활상을 담은 전시물이다. 신혼부부에게 지급됐던 회사 적금통장과 밥솥 등 혼수품은 산업화 시기 결혼 문화와 생활 여건을 보여준다.

여기에 회사 회장이 부부에게 보낸 축하 전보까지 더해지며 결혼이 개인의 일이 아닌 회사, 단체, 조직의 행사로 여겨졌던 분위기를 전한다. 사내 결혼이 자연스러웠던 산업도시 울산의 단면으로, 직장과 지역 사회 중심의 공동체 문화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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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결혼백서 전시 현장에 소개된 신혼 부부 모습. 사진 울산시

신혼방 재현 공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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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방 공간 전시물. 사진 울산시

특별전에는 울산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조선 시대 혼서 등 문서 10여점도 전시돼 당시의 결혼 질서와 절차를 보여준다. 또 반닫이와 혼수 마련함, 색동 이불과 베개, 원앙 장식과 비단 등으로 꾸며진 신혼방 재현 공간도 마련됐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준비하고 즐겼던 전통 혼례 풍경도 전시장 한쪽에 마련됐다. 병풍을 두르고 나무 기러기를 앞세운 전통 혼례식이 재현되고,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혼례복과 울산지역 부부들의 1960~70년대 혼례사진, 관련 영상도 함께 소개된다.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가는 장면은 당시 결혼 문화를 보여주는 자료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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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혼례용 의복 전시물. 사진 울산시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합동결혼식이라는 울산만의 기억에서 출발해 전통 혼례와 공동체 문화로 이어지는 결혼의 전반적인 변화 과정을 한 흐름 속에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별전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박물관 개관일에는 별도의 예약 없이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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