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레이스 재개한 뒤 더 크게 타오르는 F1 V8 엔진 복귀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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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직후 올 시즌 새로 적용한 출력 시스템 관련 논쟁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모터스포츠의 총아’ 포뮬러원(F1)에서 올 시즌 불붙은 파워 유닛(PU) 논쟁이 가실 줄 모른다. “올 시즌 F1은 서킷 위보다 레이스를 끝낸 뒤 패독에서 더 뜨겁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지난 4일(현지시간) 끝난 F1 마이애미 그랑프리에선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으로 주목 받는 ‘괴물 신예’ 키미 안토넬리가 3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대회 종료 후 F1 관련 뉴스의 핵심 화두는 그가 아닌 ‘V8(8기통) 엔진’에 모아졌다.

논란을 촉발한 주인공은 디펜딩 챔피언 랜도 노리스(맥라렌)다. 막판까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던 그는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헬멧을 집어던지며 분노했다. “우리는 머신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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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3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20세 신예 키미 안토넬리. AFP=연합뉴스

현재 F1 머신은 내연기관과 전기 배터리의 출력 비중을 50대50 정도로 유지한다. 과거에 비해 전기 배터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운전 기술과 코스에 대한 전략 못지않게 배터리 활용법이 중요해졌다. 드라이버는 레이스 내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며 언제 출력을 쏟아 부을지, 언제 감속해 에너지를 회수할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 노리스는 “미세조정 수준의 업데이트로는 부족하다. 배터리 비중을 대폭 낮추고 내연기관 본연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팀 동료 오스카 피아스트리도 거들었다. 그는 ‘안전’이라는 더 날카로운 칼날을 꺼내들었다. “배터리가 방전된 차와 완충된 차 사이의 순간적인 속도 차가 지나치게 크다”면서 “직선주로에서 발생하는 속도 편차는 추돌사고 가능성을 높여 드라이버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엔진 설계를 담당한 제작사(메르세데스)측은 조심스런 반응이다. 토토 볼프 메르세데스 팀 대표는 “내연기관 비중을 소폭 높이는 정도의 최적화는 가능하다”면서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쪽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배터리 운용 시스템은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제자동차연맹(FIA)의 수장 모하메드 벤술라임 회장은 한층 파격적인 카드를 제시했다. “이르면 오는 2030년부터 현재의 V6(6기통) 터보 엔진을 버리고 과거 F1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V8 엔진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연료(e-fuel)를 사용해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을 곁들인다는 구상도 추가했다. 전기 시스템의 비중을 낮추고 엔진 출력을 높여 팬들이 열광하는 ‘천둥 같은 엔진 소리’를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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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은 친환경이라는 명문과 레이스 본연의 가치라는 실리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AP=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은 “F1이 ‘친환경’이라는 명분과 ‘레이스 본연의 가치’라는 실리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드라이버들의 반발 수위가 깊어지고 집단행동 조짐까지 보이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엔진 활용 방식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2일 개막하는 캐나다 그랑프리를 주목한다. 대회 기간 중 이곳에서 열릴 기술회의가 다음 시즌에 적용할 파워팩 규정을 바꿀 실질적인 데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F1은 오랜 역사를 통해 수많은 기술적 변곡점을 거쳤다. 10기통에서 출발해 8기통으로, 다시 6기통 하이브리드로 차츰 머신의 몸집과 파워를 함께 줄이는 분위기다. 자동차 제조 기술의 진화와 환경에 대한 영향까지 두루 고려한 결정이지만 적지 않은 드라이버와 팬들은 고개를 가로 젓고 있다. 파워팩 변경 및 V8 엔진 회귀 논란은 과거로의 후퇴가 아닌, 레이싱의 본질을 찾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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